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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예정대로 시행 땐 경제적 손실 연 11조6000억”

중앙일보 2016.06.20 00:01 경제 2면 지면보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이 예정대로 시행되면 연간 11조6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경연 “음식·골프·유통업 타격
한도 상향 땐 피해 규모 절반 줄어”

지난달 9일 시행령이 입법예고된 김영란법은 오는 9월 28일부터 시행된다. 법안대로라면 공직자 등 대상자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더라도 본인이나 배우자가 100만원을 넘는 금품·향응을 받으면 무조건 형사 처벌된다. 또 3만원 이상의 식사대접과 5만원이 넘는 선물은 받을 수 없도록 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9일 ‘김영란법의 경제적 손실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음식업, 골프업, 소비재·유통업(선물) 등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며 각 산업별 연간 피해액 예상치를 추정해 냈다.

한경연은 법 시행 이후 음식업이 8조4900억원, 골프업 1조1000억원, 소비재 및 유통업 분야에서 1조9700억원 등 총 11조56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매년 발생할 것으로 봤다.

한경연은 법안이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기 위해 연간 전체 접대성 경비규모를 계산한 다음 이를 근거로 각 업종별 손실 규모를 도출해 냈다. 이 보고서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 동안 전체 법인카드 사용액은 137조8200억원, 현금성거래 추정액은 106조2900억원이다. 이를 근거로 계산해 낸 전체 법인지출 중 접대성 경비 규모는 ▶음식업 30조700억 ▶골프업 2조1300억원 ▶선물 10조9800억원이다.

여기에 외식업중앙회의 1인당 식단가 자료와 공무원 등 김영란법 적용 대상자의 수(약 185만 명)를 감안해 산업별 피해 규모를 계산해 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실이 낸 ‘기업 법인카드 사용패턴 변화’ 자료를 통해 계산의 정확성을 더했다.

한경연은 또 접대 한도를 입법예고안에서 제시된 것보다 상향할 경우 각 산업계에 미치는 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 감소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음식업의 경우 현재 3만원인 식사 접대 금액 한도를 5만원으로 늘리면 피해규모가 8조4900억원에서 4조6800억원으로, 7만원으로 조정하면 1조4700억원으로 각각 줄어든다.

소비재·유통업 역시 현재 5만원인 선물 한도가 7만원으로 조정될 경우 기존 1조9700억원에서 1조3900억원으로 연 6000억원 가까이 손실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다만 현재 1인당 라운딩 비용이 20만~30만원 내외인 골프업의 경우 상한액이 10만원 이내라면 얼마가 됐던 연간 7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계산됐다.

한국경제연구원 측은 “이번 분석에서 소비 침체에 따른 간접효과는 계산에서 제외한 만큼 실제 손실액은 더 클 수 있다”며 “법 시행 전에 관련 산업 피해 경감대책을 포함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상공인들의 모임인 소상공인연합회도 지난 15일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실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김영란법의 취지를 살리되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서로 이해하는 방향에서 실제 법안이 마련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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