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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관절 좌우가 대칭적으로 붓고 아프면 류머티스 치료해야”

중앙일보 2016.06.20 00:01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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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류마티스학회 최정윤 이사장이 류머티스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 지속적인 환자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기훈

면역기능이 고장나 자기 몸을 공격하는 병이 있다. 뼈와 관절, 근육과 힘줄, 인대에 발생하는 류머티스 질환이 대표적이다. 한번 발병하면 평생 환자를 괴롭힌다. 심각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기 힘들 정도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류머티스 질환 치료의 전문가로 구성된 학술단체다. 이들의 목표는 질환 극복과 환자의 행복이다. 학회를 새롭게 이끌어 갈 최정윤(대구가톨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신임 이사장에게 치료현황과 학회 청사진을 들었다.

최정윤│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류머티스 질환은 뭘까. 바로 류머티스 관절염이다. 환자는 관절과 뼈의 손상을 유발하는 염증을 항상 달고 산다. 전 세계적으로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 수는 약 3000만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구의 약 1%인 50만 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정윤 이사장은 “여성이 남성보다 세 배 많고, 주로 30~40대에 발병해 평생 병을 달고 산다”며 “관절은 한번 손상되면 관절 변형과 기능 저하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발병 후 2년 이내에 치료해야 효과↑
발병 초기엔 관절통과 함께 뻣뻣함이 느껴진다. 손가락·손목·발가락·발목처럼 작은 관절에서부터 시작해 무릎 같은 큰 관절까지 증상이 나타난다. 관절의 좌우가 대칭적으로 붓고 아픈 게 특징이다. 최 이사장은 “류머티스는 언제 치료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평생 낫지 않는 병’처럼 잘못된 인식이 퍼져 있다는 점이다. 그는 “조기에 발견해 환자 상태에 맞는 맞춤치료를 하면 좋은 치료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며 “발병 후 2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류머티스내과를 찾을 것”을 권했다.

예전에는 치료의 초점이 증상 호전이 아니라 병의 진행을 늦추는 관리에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의학 발달로 치료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생물학적 제제 같은 약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그는 “조기 진단과 함께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유도하는 쪽으로 치료 방향이 변했다”며 “쓸 수 있는 무기가 많아져 의사가 할 수 있는 역할도 다양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병의 진행 정도나 동반된 합병증을 평가하고 환자마다 목표를 정해 치료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객관적인 진단 도구가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질병활성도평가(DAS28)가 가장 널리 쓰인다. 그는 “류머티스 관절염은 의사가 직접 환자의 어깨와 팔꿈치, 손목, 무릎, 손가락을 비롯한 28개 관절을 꼼꼼히 만져본 후 진단한다”며 “통증이나 변형, 부기(부종) 정도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28개 관절 촉진 가능한 진료환경 마련해야
특히 장애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문진과 진찰을 할 수 있는 치료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전문가들은 문진과 진찰 두 단계를 거치면 진단의 90% 이상이 끝났다고 본다. 혈액·영상검사는 이미 내려진 진단을 확인하고 예후를 판단하며 적절한 치료를 돕는 보조 역할을 한다. 그는 “문진과 촉진, 혈액 검사상 염증 수치를 종합 평가하는 게 DAS28”이라며 “객관적인 평가 도구지만 국내 의료현장에 도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3분 진료로 표현되는 진료실에서는 28개 관절을 꼼꼼히 촉진하고 환자와 깊은 대화를 나누기 힘들다는 얘기다.

환자는 의사와 몸 상태를 자세히 의논하고 치료의 어려움을 함께 나눌 때 만족감을 느낀다. 의사 역시 환자가 치료 후에 증상이 호전됐는지 여부를 알아야 올바른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물론이고 관절 장애를 막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그는 “환자를 목표에 따라 치료할 수 있도록 의사 직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진료현장에서 활발히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병증 예방하려면 환자 교육 필수
류머티스 관절염은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관절 통증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 합병증이 잘 생겨서다. 그는 무엇보다 환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현재 암 질환의 경우 암환자 교육·상담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수술과 방사선 및 항암요법 전후 과정에서 암환자가 스스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그는 “치료의 첫걸음은 환자에게 질환을 올바르게 이해시키는 것”이라며 “치료 경과와 평소에 지켜야 할 질환 관리법을 제대로 교육해야 치료 성과가 높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 대병원 류마티스·관절센터에서는 교육 간호사가 질환 설명에서부터 생활관리법, 운동법, 생물학적 제제의 자가주사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그는 “의사가 권유한 치료법과 처방약, 의학적 조언을 환자가 얼마나 잘 따르느냐는 치료 결과를 좌우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현재는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환자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그는 “정책적인 고려가 뒷받침되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회 역시 류머티스 질환의 치료와 연구,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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