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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배지영 기자의 우리아이 건강다이어리] 아이 울까 봐 몰래 출근하면 더 불안 … 미리 알려줘야 엄마 믿어

중앙일보 2016.06.20 00:01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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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기자

Q. 이제 막 돌이 지난 아이를 두고 직장에 복귀한 워킹맘입니다. 외할머니가 오셔서 아이를 봐주시긴 하지만 회사에 출근할 때마다 울음바다입니다. 몰래 출근했다 돌아오면 아이는 ‘엄마 껌딱지’가 되어서 도무지 떨어지지 않습니다. ‘분리불안증’인 걸까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A. 아이가 엄마에게 집착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막 태어난 아이는 엄마(또는 주 양육자)를 자신과 한 몸이라고 생각하고 강력한 사랑을 느낍니다. 그러다 생후 6개월 후부터는 엄마를 개별적인 존재로 인식합니다. 자신과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죠. 두렵고 불안한 마음이 들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울음을 터뜨립니다.

가장 좋은 것은 신생아 때부터 생후 24개월까지는 주 양육자가 항상 곁에 있어 주는 것입니다. 꼭 엄마가 아니라도 할머니나 할아버지, 또는 도우미 아주머니라도 상관없습니다. 이 기간만이라도 주 양육자가 바뀌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한 사람만은 늘 자신과 같이 있어 준다는 신뢰가 쌓이도록 해주면 됩니다.

그러나 유난히 엄마만 찾는다면 차선책이라도 써야 합니다. 24시간 아이와 붙어 있지는 못하더라도 신뢰를 줄 수만 있다면 90%는 성공합니다.

첫 번째 원칙은 아이에게 자신의 부재를 미리 알리라는 겁니다. 아이는 생후 6개월 이후부터 엄마가 말하는 것을 대부분(어렴풋하게) 알아듣습니다. 언어로 알아듣는 게 아니라 얼굴표정·손짓·분위기 등으로 말의 의미를 이해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출근할 때는 반드시 “엄마 회사에 다녀올게. 7시쯤 퇴근해서는 재미있게 놀아줄게” 하고 풍부한 표정으로 자세한 설명해 줘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는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킵니다. 아이는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라 울고 떼를 쓰지만 패턴이 반복되는 것을 파악하고는 ‘엄마가 없어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약속을 지키는 엄마를 ‘신뢰’하게 돼 애착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주말엔 집에서 화장실을 가더라도 “엄마 화장실 잠깐 다녀올게”라고 말하고 사라져야 합니다. 아무 말도 없이 눈앞에서 사라진다면 아이는 너무나 당황하고 불안해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를 잠시 맡길 때도 몰래 사라지지 말고 반드시 설명해 주고 나가야 합니다.

인형을 안겨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엄마의 체취가 묻어 있는 인형은 아이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엄마가 없어도 인형을 보며 불안감을 달랠 수 있습니다.

숨바꼭질 놀이도 도움이 됩니다. 엄마와의 분리를 하나의 놀이로 생각하게 해주는 겁니다. 엄마가 잠시 눈앞에 사라졌을 때의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여줍니다. 월령에 따라 숨어 있는 시간을 조절합니다. 오랫동안 못 찾을 만한 곳에 숨어 있으면 아이의 두려움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아이가 불안해하기 전에 나타나야 합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도움말=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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