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속으로] 인류 생존 위협하는 기후변화 주범은 탄소 아닌 자본주의

중앙일보 2016.06.18 00:18 종합 18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자본주의 대 기후
나오미 클라인 지음
이순희 옮김, 열린책들
798쪽, 3만3000원

인류의 미래가 협공 당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기후변화 때문에 호모사피엔스라는 종(種)이 멸절할 수 있다.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의 테마는 발등에 먼저 떨어진 기후변화다. 부제 ‘자본주의 대 기후’가 밝히고 있듯이 환경파국의 주범은 신자유주의라는 고삐 풀린 자본주의다. 저자 나오미 클라인에 따르면 문제는 탄소가 아니라 자본주의 그 자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경제 체제와 우리 행성 지구의 시스템은 지금 전쟁 중이다.”

전쟁의 와중에도 우리는 둔감하다. 왜일까. 억만장자의 후원으로 혁신적인 기술이 ‘짜잔’하고 나타나 기후변화를 해결할 것이라는 ‘주술적 사고’도 경각심 해제에 한몫 한다.

경각심을 조직적으로 무장해제시키는 것은 경제·정치·매체를 지배하는 엘리트다. 그들에겐 싱크탱크와 로비스트가 있다. 기후변화는 인간 탓이 아니라는 대응논리를 개발하고 유포한다. 저자는 환경운동 단체마저도 기부라는 ‘당근’을 통해 포섭된 현실을 드러낸다.

온건해진 환경주의자들은 정책변화 정도의 변화에 만족한다. 저자는 맹공한다. ‘체제변화까지는 필요 없다’는 주류 환경주의자들은 과학적 결론을 ‘부정하는 사람들(deniers)’ 만큼이나 부정직하다는 것이다.

성장과 기후변화는 공존할 수 없다는 게 클라인의 결론이다. 근본적이며 급진적인 경제적·정치적 변화, 즉 혁명 없이는 안 된다. 클라인이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리된 역성장(managed degrowth)’을 역설한다. 저자는 낙관주의적이다. 각 지역 차원의 행동주의에서 희망을 보는 클라인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김에 불평등·실업 같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대체적으로 외국 특히 선진국, 자유무역 협정, 세계화, 규제 철폐, 성장 같은 것들을 긍정적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다른 모든 나라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책은 우리의 ‘편향된’ 시각의 재균형에 절실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책은 『노 로고』(1999), 『쇼크 독트린』(2007)과 더불어 베스트셀러 작가인 클라인의 ‘반세계화 3부작’으로 불린다.

김환영 논설위원 kim.whanyu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