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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교회의자’ 벙커…골퍼들 ‘아멘’ 연발 하겠네

중앙일보 2016.06.16 00:49 종합 2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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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번 홀 사이에 있는 길이 102야드 짜리 ‘교회 의자’ 벙커 [사진 PGA홈페이지]


1935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인근의 오크몬트 골프장에서 벌어진 US오픈 골프대회. 그린 속도가 매우 빨라 메이저 대회 4승을 거둔 진 사라센(작고)이 퍼트한 공이 그린을 벗어나 벙커에 들어가기도 했다. 경기를 보던 하버드 대학 골프팀 소속 학생 에드워드 스팀프슨은 너무 빠르고 일관성이 없는 그린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린 빠르기를 측정하는 도구를 만들었다. 이 도구의 이름은 그의 이름을 따서 스팀프미터라고 부른다.

US오픈 골프 오늘 밤 개막
벙커 210개, 그린 빠른 오크몬트
세계서 가장 어려운 코스로 악명
4라운드 합계 이븐파 정도면 우승


US오픈이 16일 밤(한국시간) 오크몬트 골프장에서 개막한다. 오크몬트는 전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장으로 꼽힌다. 지난 2007년 이 곳에서 열렸던 US오픈에서 우승한 앙헬 카브레라(47·아르헨티나)의 스코어는 합계 5오버파였다. 오크몬트에서 열린 8차례의 US오픈에서 언더파 스코어가 나온 것은 23번에 불과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언더파 우승을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디 오픈과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던 잭 존슨(40·미국)은 “내가 75타(5오버파)를 친다면 맥주를 돌리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코스가 어렵다.

US오픈은 우승자의 스코어가 4라운드 합계 이븐파 정도가 되도록 코스 난이도를 조정한다. 러프는 발목이 잠길 정도로 길게, 페어웨이는 좁게, 전장은 길게, 그린은 딱딱하게 하는 것이 US오픈의 전통이다. 그건 어느 코스에 가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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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스는 전장 7219야드에 파 70으로 조성됐다. 파 3인 8번 홀은 전장이 288야드나 된다. 300야드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2007년 US오픈에서 이 홀의 그린 적중률은 27%에 불과했다.

수많은 벙커와 빠른 그린도 오크몬트의 특징이다. 벙커 수는 210개로 홀 당 11.67개나 된다. 오크몬트의 벙커는 깊다. 영국 링크스의 항아리 벙커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한 번 페어웨이 벙커에 빠지면 그린을 직접 노리기가 어렵다.

특히 3번 홀과 4번 홀 사이에 있는 길이 102야드 짜리 ‘교회 의자’ 벙커가 오크몬트 골프장의 상징이다. 이 커다란 벙커 안에 자리잡은 12줄의 잔디는 마치 교회의 길쭉한 의자를 연상시킨다. 벌써 이 곳에서 피해자가 나왔다. 15일 크리스 크로퍼드의 캐디가 연습 라운드 도중 이 벙커에서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그린 스피드는 마스터스를 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보다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 오크몬트 골프장의 창립자는 그린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데 주력했고, 이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이 곳 회원들은 “US오픈을 열 때는 진행을 위해 일부러 그린 스피드를 줄여야 한다”는 농담도 한다.

2007년 이 대회에 출전했던 타이거 우즈는 “공이 그린 밖으로 굴러가거나 홀에서 멀어지기 일쑤다. 오르막 버디 퍼트는커녕 3중 브레이크 퍼트를 하는 경우도 많다. 손쉽게 버디를 잡을 수 있는 홀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안병훈(25·CJ)·김경태(30·신한금융)·강성훈(29) 등이 이 어려운 코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로리 매킬로이(27·북아일랜드)는 “이번 US오픈에서 우승한다면 나의 가장 위대한 우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31·호주)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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