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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경제, 브렉시트 후폭풍에 철저히 대비해야

중앙일보 2016.06.15 19:13 종합 30면 지면보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 가능성이 눈앞에 어른거리고 있다. 먼 나라 얘기로 무심코 지내는 사이 브렉시트가 가시화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일본 증시가 1만5000선대로 맥없이 무너지고 중국 위안화값은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영국 증시에서는 나흘 사이에 160조원이 사라졌고, 국제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일본 엔화값이 급등하고 독일·스위스·미국 국채 금리는 제각각 마이너스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디언·더타임스 여론조사에서 탈퇴가 잔류를 7%포인트 앞지르면서 나타난 브렉시트 공포증이다. 쓰나미처럼 간발의 시차를 두고 국내 금융시장을 덮칠 상황도 조만간 가시화할 수밖에 없다.

브렉시트가 세계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영국의 EU 탈퇴가 몰고 올 경제적 파장에 대한 우려에서 나오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는 미국·일본과 함께 세계 선진 경제권의 3대 축 가운데 하나인 EU가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세계 경제를 더욱 약화시키고 유럽의 정치·사회적 불안까지 야기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유럽은 오래전부터 하나의 문화를 공유하면서 정치·경제·사회가 하나로 맞물려 돌아가는 지역공동체였다. 이런 체제에서 분열과 고립주의는 언제나 큰 비용을 치렀다. 이런 역사적 경험을 토대로 EU는 1991년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모태로 출발해 99년 단일통화 유로를 출범시키면서 하나로 뭉쳤다.

하지만 처음부터 불안한 동거가 시작됐다. 영국은 EU에 참가하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는 합류하지 않으면서다. 브렉시트는 결국 회원국 간 경제 격차를 극복하지 못한 데 따른 파국이다. 탈퇴파는 경제 체력이 다른 국가 간 살림 통합으로 영국이 끊임없이 경제가 취약한 회원국에 돈을 퍼주는 불평등 구조에 불만을 제기해왔다. 영국엔 EU 출신의 취업자가 220만 명에 달하는데다 대규모 난민까지 몰려들고 있다. 이들에 대한 주택·교육·보건 혜택을 더는 두고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경제주권을 되찾겠다는 탈퇴파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면서 23일(현지시간)로 임박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는 탈퇴파의 우위를 예고하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하면 28개 회원국 체제는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의 고립주의는 영국 수출 비중이 큰 아일랜드·벨기에·네덜란드에 직격탄을 날리고 도미노처럼 전 세계로 충격파를 던져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수출에도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은 외풍에 취약한 한국 경제에 치명적이다. 97년 외환위기로 국가부도 위기에 내몰린 데 이어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저성장 터널로 빠져든 한국으로선 다시 위기 앞에 설 수도 있 다. 정부와 기업은 브렉시트에 따라 벌어지게 될 후폭풍이 어느 정도의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충분히 예측하고 만반의 대비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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