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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남학생 카톡 성희롱 사건 관련 특별대책팀 꾸려 진상조사

중앙일보 2016.06.1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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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남학생들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학우들을 성희롱한 한 사건과 관련해 학교 측이 특별대책팀을 꾸려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고려대는 15일 염재호 총장 명의로 된 입장문을 내고 “언어 성폭력 사건은 고려대가 추구하는 교육철학에 근본적으로 위배되는 매우 심각한 사건”이라며 “교육부총장이 주재하는 특별대책팀에서 철저히 사건을 조사하고 학칙에 따라 엄정한 사후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염 총장은 입장문에서 “지성의 전당이요 더불어 사는 지적 공동체인 대학 사회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불미스러운 일이 고려대 학내에서 발생한 데 대해 교직원ㆍ학생ㆍ교우ㆍ학부모 등 고려대 가족들은 물론 고려대를 신뢰하고 사랑하는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염 총장은 또 “교내에 양성평등센터와 인권센터가 있지만 이 사건은 중요성을 고려해 따로 특별대책팀을 운영, 재발방지를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시스템 개발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후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징계위원회를 꾸려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가해자로 지목된 남학생들은 ‘○○반 카카오톡 언어성폭력 가해자의 사과문’이란 제목의 대자보를 교내에 붙이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언어 성폭력에 관련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형사 처벌을 포함한 징계 역시 달게 받겠다”며 “저희가 했던 발언을 두 눈으로 다시 읽었을 때, 그제야 저희는 후회했고 반성했다”고 밝혔다.

앞서 13일 ‘고려대학교 카카오톡 대화방 언어성폭력 사건 피해자 대책위원회’는 교양수업을 함께 듣던 고려대 남학생 8명이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약 1년간 교내 선배ㆍ동기ㆍ후배 등 여학생들을 실명으로 언급하면서 외모를 비하하거나 성희롱을 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대책위원회는 내부고발자가 제보한 A4 용지 700쪽 분량의 언어성폭력 대화내용 가운데 일부도 공개했다. 남학생들은 대화 전반에서 “맛 본다”, “씹던 껌”, “따먹는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여성을 성적 욕구 해소의 대상으로 표현했다. 지하철에서 몰래 촬영한 여성의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채승기 기자 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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