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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동유럽 거점국가' 불가리아 간 윤병세

중앙일보 2016.06.15 17:36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5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다니엘 미토프 불가리아 외교장관과 회담했다. 한국 외교부 장관의 불가리아 공식 방문은 1990년 수교 이후 처음이다.

김정일 이복동생 김평일이 대사 지낸 북한의 동남유럽 거점국가
한국 외교부 장관, 1990년 수교 이후 첫 방문…대북 공조 강조

한국과 불가리아의 관계가 소원했던 이유는 불가리아가 북한의 동유럽 ‘거점국’으로 불릴 정도로 북한과 친밀한 관계였던 나라이기 때문이다. 불가리아는 1948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주불가리아 북한 대사관은 발칸 지역 6개국을 겸임주재하고 있다.

불가리아는 김정일의 이복동생인 김평일이 대사로 근무했던 곳이기도 하다. 김평일은 1988~1994년 헝가리와 불가리아 대사를 지냈다. 외교부 당국자는 “김평일이 70년대 후계경쟁에서 김정일에게 밀린 뒤 유배하듯 해외 공관을 떠돌긴 했지만 그래도 김일성의 아들 아니냐”며 “이런 ‘로열 패밀리’를 공관장으로 보냈다는 데서 북한이 불가리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불가리아의 북한 공관 규모도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회담 전 기자들과 만나 “불가리아가 북한 입장에선 유럽 동남부의 핵심인 거점 공관”이라며 “불가리아 대사관에서 발칸반도 국가 등을 모두 관할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윤 장관의 불가리아 방문은 북한에 우호적인 국가들을 공략, 북핵 문제에 대한 협력을 이끌어내는 대북 압박외교의 일환이다. 실제 회담에서 윤 장관은 대북 공조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불가리아 측의 협력 약속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윤 장관은 13일(현지시간)에는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했으며, 대북 제재 이행 및 북한 비핵화에 있어 협력하기로 했다. 이달 초에는 북한의 ‘형제국가’인 쿠바를 방문해 브루노 로드리게스 외교장관과 만나기도 했다.

불가리아가 최근 들어 한국에 부쩍 우호적 태도를 보이는 것도 정부가 기대를 걸고 있는 포인트다. 플레브넬리에프 불가리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방한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를 계기로 양국은 과학기술 협력 양해각서(MOU), 국방협력 MOU, 삼성전자-불가리아 소피아 테크파크 간 MOU 등을 체결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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