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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이자 주겠다며 수십억원 빌려 가로챈 전직 교장 검거

중앙일보 2016.06.15 15:50
부동산 투자를 위한 돈을 빌려주면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속여 수십억원을 가로챈 전직 교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15일 사기 등 혐의로 전직 교장 김모(66·여·무직)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2008년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자신을 부동산 투자에 성공한 사람으로 소개하고, “부동산에 투자할 자금을 빌려주면 월 1.5~5%의 높은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속여 64억9092만원을 빌려 가로챈 혐의다. 피해자들은 김씨와 근무했던 전·현직 교육공무원과 친인척 20명이다. 김 교장 후배인 한 교장은 15억원을 빌려 준 뒤 받지 못했다.

조사 결과 김씨는 피해자들에게 “미등기 부동산 전매를 통해 차액을 남기는 부동산 업자를 알고 있고, 나도 그곳에 투자해 많은 돈을 벌었다”거나 “내가 부동산 급매물을 잡아 미등기 전매로 이익을 얻고 있다. 나에게 투자하면 3년 내에 원금을 변제할 수 있다”며 돈을 빌린 뒤 가로채는 수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김씨가 돈을 빌린 실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자신이 이전에 부동산 투자와 관련, 사채업자에게 월 10%의 높은 이자로 빌린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데 대부분 사용했다. 일부는 자신이 부동산 투자금 명목으로 수년간 빌린 돈의 이자를 지급하기 위한 ‘돌려막기’ 용도로 썼다.

김씨는 또 빌려줄 돈이 없는 피해자에게는 대부업체·공무원연금·교직원공제회·보험회사를 통해 대출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대출받아 자신에게 돈을 빌려주더라도 이자가 더 많아 이익이다”며 추가로 돈을 빌렸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전세 임대를 내준 자신 소유 오피스텔을 월세로 임대를 내준 것처럼 속여, 담보능력이 있는 것처럼 속였다. 게다가 자신과 남편이 교육공무원으로 퇴직해 연금 수입으로만 월 700만원을 받아 빌린 돈을 갚을 수 있다며 돈을 빌렸다. 이 같은 방법으로 2012년 교장 퇴직 후에도 범행을 계속했다.

김씨의 범행은 지난 2월 피해자들의 원금 반환 요구에 김씨가 잠적하자 피해자들이 경찰에 고소하면서 드러났다.

김순진 일산경찰서 경제4팀장은 “계좌거래내역 등을 토대로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고양=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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