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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은행이 농업에 진출하는 까닭은?

중앙일보 2016.06.15 15:27
일본의 메가 뱅크가 농업에 진출한다. 일본 3대 은행의 하나인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은행은 다음달 아키타(秋田)현에서 아키타은행·NEC 그룹 등과 농업생산법인을 설립해 쌀 생산을 시작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전했다.

미쓰이스미토모의 농업 진출은 농지법 개정으로 농지를 소유할 수 있는 법인의 요건이 완화되면서 은행의 투자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기업의 농업 참가는 로손 등 소매·식품 업체 중심으로 이뤄져 왔으며 유력 은행은 처음이다. 자금과 정보가 풍부한 메가 뱅크의 농업 참가로 농지가 대규모화하고 생산 효율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신문에 따르면 미쓰이스미토모는 아키타은행과 마찬가지로 은행법상 농업생산법인의 주식을 5%밖에 가질 수 없지만 경영을 주도하게 된다. 올 가을에는 고령화로 쌀 수확과 정미 등이 곤란한 농가로부터 의뢰를 받는 방식으로 참가하고 내년 봄 이후로는 농가의 땅을 빌려 쌀 생산을 시작한다.

농사에 필요한 인력은 농가에 위탁하거나 지역 주민을 임시 고용하는 방법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 은행은 10년후에는 아키타현에서 1000ha까지 생산 면적을 넓힐 방침이다. 수확한 쌀은 생산자협회를 통해 개인과 호텔에 판매하게 된다. 아키타현에서의 생산이 순조로우면 니가타(新潟)·야마가타(山形)현 등에서도 농업법인·지방은행과 더불어 새 회사를 만들어 쌀 생산에 나설 방침이다.

신문은 “농지의 집약과 대형화로 부동산 매매와 농기계 등 설비 투자가 활발해지면 은행의 융자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며 “쌀 생산량 조절 정책의 폐지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원칙 합의도 이 은행의 농업 참가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쓰이스미토모는 풍부한 고객 기반을 살려 농작물의 수출을 지원하고 농업법인과 기업을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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