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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 인상 원인은 리베이트 탓?…하자보수업체에서 돈받은 동대표 등 적발

중앙일보 2016.06.15 11:13
하자보수 업체에서 금품을 받고 공사를 맡긴 아파트 동대표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15일 사기 및 배임·배임수재 혐의로 인천시 검단지역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장 A씨(54)와 동대표 B씨(50), C씨(46), 하자보수업체 대표 D씨(48)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아파트 관리소장 E씨(46)와 또 다른 동대표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 동대표들은 2009년 3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하자보수업체 대표 D씨에게 5차례에 걸쳐 3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 검단지역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각 동 대표인 이들은 2009년 아파트의 하자보수공사를 추진하면서 D씨에게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하자보수업체로 선정되면 3억원을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아파트 동대표들의 회장인 A씨는 다른 동대표인 B씨, C씨 등과 상의한 뒤 공개경쟁입찰공고나 주민 설명회 등도 하지 않고 2009년 3월 D씨의 업체에 공사를 맡겼다. D씨는 이 아파트의 하자보수 공사 비용으로 무려 14억6000만원을 챙겼다.

D씨는 계약을 한 2009년 6월 한 달 하자보수 공사를 했다. 같은 해 7월 대금을 모두 받자마자 공사를 중단했다. 하자보수 공사는 부실했지만 A씨 등 동대표들은 D씨에게 "다시 공사를 하라"고 독촉도 하지 않았다.

A씨 등은 다른 동대표와 관리소장 등의 반발을 막기 위해 D씨에게 받은 돈 3억원 중 3000만원을 상품권으로 바꿔 각각 200만원씩 건네기도 했다. 또 동대표 16명을 모아 함께 해외로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나머지 2억5000만원은 A씨와 B씨, C씨가 나눠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 아파트단지 16개 동을 조사한 결과 무려 12명의 동대표가 비리에 연루됐다"며 "이들이 하자보수 업체에서 뒷돈을 받으면서 아파트 관리비 인상 등 주민들이 손해를 입고 부실한 업체 선정으로 아파트 안전에도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런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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