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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보조금 폐지…“저소득 8만 가구 대책 필요”

중앙일보 2016.06.15 01:58 종합 8면 지면보기
한때 ‘국민 연료’였던 연탄이 구조조정 된서리를 맞았다. 석탄 생산량을 매년 줄이고, 대한석탄공사의 정원도 단계적으로 감축한다. 정부 보조금을 줄여 연탄 값도 단계적으로 올린다. 정부는 애초 광산별 폐광 일정이나 감원 규모를 명시하는 강력한 구조조정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광산 지역의 반발,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한 예산문제 등에 부닥치면서 한 발 후퇴했다.

석탄공 누적 부채 1조6000억
단계적으로 감산, 인원 감축도
삼척·태백 등 상경투쟁 검토

2015년 말 기준 석탄공사의 누적 부채는 1조6000억원이다. 지난해에만 62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를 메우기 위해 정부가 875억원을 지원했다. 정부는 업계에 보조금도 지원한다. 노형욱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은 “연탄 한 장이 950원이고 소매 판매가가 500원인데 이 생산비 차액을 보조하는 데 매년 2000억원가량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가격 현실화를 진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방향이 마련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을 거쳤다. 석탄공사 노조는 광산에 들어가 단식투쟁을 벌이는 이른바 ‘막장투쟁’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제2의 사북사태’를 우려한 정부가 한 발 물러섰고, 노조도 파업과 막장투쟁 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김동욱 석탄공사 노조위원장은 “3개 탄광 모두 4~5년이 지나면 매장량이 고갈된다”며 “폐광 시점 근로자들의 유사기관 전직과 특별위로금 등 합리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우열 삼척시 도계읍 번영회장은 “지역 주민들과 논의해 상경투쟁에 나설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연식 태백시장은 “장기적으로 폐광을 위한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 존립기반이 무너질 수 있는 만큼 대체산업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두고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탄을 쓸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 대책도 시급하다.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합의에 따라 2020년까지 연탄을 비롯한 화석연료 제조에 투입하는 보조금을 폐지해야 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500원인 연탄 한 장 가격은 2019년 840원까지 인상될 전망이다. 연 평균 12.1% 정도의 높은 인상률이다. 게다가 연탄 사용자는 대부분 저소득층이다.

이상준 산업부 석탄산업과장은 “전국 12만1000 연탄 사용가구 중 8만여 가구가 저소득층”이라며 “이들 가구에 16만9000원씩 연탄 쿠폰을 지급하고 있는데 인상된 가격만큼 쿠폰에도 반영해 서민의 부담을 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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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성장사와 궤를 같이해 온 연탄은 1988년 서울올림픽 전후로 생산과 사용이 빠르게 줄었다. 86년 2739만t에 달했던 무연탄 수요는 2013년 200만t 규모로 줄었다. 9개였던 석탄공사 보유 탄광은 현재 3개(화순·장성·도계)만 남았다. 1만3000명이던 탄광 근로자 역시 10분의 1로 줄었다.

장원석 기자, 삼척=박진호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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