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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 멋대로 쓴 도쿄도 지사, 퇴진 초읽기

중앙일보 2016.06.15 01:46 종합 1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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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68·사진) 도쿄도 지사가 정치자금의 사적 유용 등 문제로 의회의 불신임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도쿄도 의회 소속 여야는 13일 마스조에 지사의 부적절한 정치자금 사용 의혹 등을 심의하는 총무위원회를 열었으나 제대로 해명이 되지 않았다고 보고 퇴진을 요구했다.

도의회서 여야 모두 불신임안
여론 악화에 자민당도 등돌려


그러나 마스조에 지사가 즉각적인 사직을 거부하자 14일 연립여당 공명당과 야당인 민진당, 공산당 등 8개 정당이 불신임안 7건을 제출했다. 불신임안은 2014년 2월 지사 선거 당시 마스조에를 지지했던 자민당도 별도로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마스조에는 이날 가와이 시게오(川井重勇) 도쿄 도의회 의장으로부터도 사임 권고를 받았지만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불신임 결의안은 도의회 의원(123명)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 4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도의회 의석의 64%를 차지하는 자민당과 공명당이 불신임에 동조하고 있는 만큼 가결은 확실시된다. 불신임안은 이르면 15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가결되면 지사는 10일 이내에 도의회를 해산하거나 사직해야 한다. 마스조에가 의회를 해산할 경우엔 그로부터 40일 안에 선거를 거쳐 재구성되는 의회에서 다시 불신임안이 가결되면 즉시 실직된다. 현재 도의회 여야 모두 불신임 결의에 동조하고 있는 만큼 마스조에의 퇴진은 불가피하게 됐다.

도의회 최대 세력인 자민당은 당초 마스조에를 지원했던 경위와 차기 지사 후보 선정이 어려운 점을 들어 마스조에의 조기 퇴진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그러나 다음달 10일의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악화하고 야당의 대여 공세가 거세지자 문제를 조기에 정리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마스조에 지사는 오는 8월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차기 대회(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지 자치단체장으로서 참석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올림픽 이후로 불신임안 제출을 연기해달라고 13일 의회에 요청했다. 마스조에는 고액 해외 출장, 미술품 구입 등에 대한 정치 자금 사용이 불거지면서 퇴진 압박을 받아왔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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