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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만취운전 사망사고, 이례적 징역 10년 구형

중앙일보 2016.06.15 01:42 종합 14면 지면보기
검찰이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낸 70대 피고인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통상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징역 3∼5년을 구형해 왔는데 이번 징역 10년은 중형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무면허 상태서 세 번째 음주 적발
경찰, 전국서 음주운전 일제 단속

이는 검찰과 경찰이 지난 4월 25일부터 음주운전자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죄를 적극 적용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음주운전사범 단속과 처벌강화 방안’을 시행 중인 가운데 나온 이례적 조치다. 특히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로 일가족 3대(代)가 사망한 참변 이후 ‘음주운전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란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음주운전 범죄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검찰이 중형을 구형해 주목된다. 수원지검 형사4부(부장 이종근)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험운전치사상)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서모(71)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고 14일 밝혔다.

서씨는 지난 3월 26일 낮 12시39분쯤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의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가다 앞서 가던 오토바이 운전자 한모(39)씨를 들이받았다. 서씨는 쓰러진 한씨를 자신의 차로 80m가량 끌고 가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는데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0.1%) 수준의 2배를 넘는 0.213%로 측정됐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상태였던 서씨는 이날 점심식사 때 막걸리 세 병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무면허 상태여서 자동차 종합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았다.

서씨는 과거에도 두 차례나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지만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음주접촉 사고를 냈지만 면허취소 처분과 함께 벌금 400만원에 그쳤다. 이 사고 이후 무면허 상태에서 이듬해 또다시 음주운전을 했지만 벌금 500만원을 받은 게 전부였다. 상습 음주운전자인 서씨는 사고 당일 또다시 운전대를 잡았고 결국 사망 사고를 냈다.

검찰 관계자는 “서씨는 사고가 난 낮 시간에 시야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었는데도 앞서 가던 오토바이 운전자를 전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취한 상태였다”며 “사고 직후에도 자신이 사고를 일으켰는지도 알지 못한 채 피해자를 80m 더 끌고 갔는데 살인죄와 다를 바 없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인천 일가족 3대 사망 사고와 같은 참변을 막기 위해 이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전국에서 일제히 음주운전 단속을 벌였다. 다음주부터는 불시에 각 지방경찰청 또는 경찰서별로 주 1회 음주운전 단속을 할 예정이다. 단속 시간을 달리하고 장소도 수시로 옮기는 이동식 단속도 벌인다.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23만2035건) 중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2만4399건으로 10.52%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는 583명, 부상자는 4만2880명이었다.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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