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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선비 27만 명 배출한 선비문화수련원, 재도약 발판

중앙일보 2016.06.15 01:23 종합 2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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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시 도산면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은 퇴계 이황의 정신을 배울 수 있는 교육장이다. 2002년 224명이었던 교육생이 지난해 7만3000여 명으로 늘어나는 등 선비 정신을 배우려는 이들이 줄을 잇고 있다. 13일 선비문화수련원에서 두 번째 교육장인 2원사 준공식이 열리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배려하는 퇴계 이황 선생의 정신을 배우려는 교육생이 해마다 늘어나 수련원을 확장했습니다.”

2002년 출범 뒤 매년 50%씩 늘어
문중 부지 추가로 얻어 2원사 개관
작년엔 7만3000명 퇴계정신 배워
안동시내서 자동차로 40분 거리


경북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퇴계종택 뒤편에 자리한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이사장 김병일 전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 13일 2원사(院舍)를 준공했다. 선비정신 확산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김 이사장은 “퇴계 정신을 배우려는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며 “물질적으로 풍요해졌지만 정신적으로는 더 빈곤해진 우리 사회에 선비정신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2원사 건립에는 국비와 지방비 등 80억원이 들어갔다.

앞서 선비문화수련원은 2011년 64억원을 들여 1원사를 지었다. 이제 1·2원사를 합쳐 한꺼번에 2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강의실과 토의실·체험실이 마련됐다. 선비문화수련원은 퇴계 탄신 500주년인 2001년 기념행사를 열고 절약한 비용이 종잣돈이 돼 설립됐다. 퇴계종택 등 문중이 나서 ‘도덕입국(道德立國)’을 실현하자며 선비정신의 교육장으로 방향을 정했다. 첫해는 퇴계종택 인근의 간이 민박시설을 빌려 교육을 시작했다.

2002년 224명으로 출발한 교육생이 2007년 3000여 명으로 늘어나자 교육 장소를 인근 한국국학진흥원으로 옮겼다. 2010년 교육생이 1만2000여 명으로 확대되자 퇴계종택은 부지를 내놨고 그곳에 1원사를 지었다. 교육생은 이후 해마다 5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엔 7만3000여 명이 몰려 결국 문중 부지를 추가로 얻어 이번에 2원사를 지었다. 교육생은 초기에 교원 중심이었으나 최근엔 학생·학부모·기업인·공무원·외국인·군인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는 1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선비문화수련원은 설립 이후 현재까지 모두 26만5000여 명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수련원의 역할과 책임이 더 커진 것이다. 김 이사장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2008년부터 이사장 직을 맡아 선비문화 선양에 힘을 쏟고 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수련원이 지금 우리 사회가 고민하는 인간성 상실을 극복할 대안이 되는 인성교육을 함양하는 전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비문화수련원은 안동시내에서 자동차로 40분이나 들어가는 산골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도 영남권은 물론 수도권과 호남·충청·강원 등 전국에서 입교한다.

퇴계 선생 등 선비의 삶이 느껴지는 현장이 이 일대에 산재한 게 장점이다. 선현의 뜻을 잇는 후손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한 수료생은 “이곳의 지도위원들이 조카뻘, 손자뻘 수련생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근필(84) 퇴계 16대 종손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무릎을 꿇고 수련생을 맞이한다. 또 수련생에게 직접 쓴 글씨를 하나씩 나눠 준다. 그 수만 연간 수만 장에 이른다.

교육은 1박2일, 2박3일간 수련원에 머물면서 진행된다. 유건(儒巾)에 도포 차림으로 입교한다. 도산서원 상덕사 의례 체험을 비롯해 퇴계의 심신수련법인 활인심방 실습, 명상길 걷기, 퇴계 종손과의 대화, 하계마을 유적지 탐방, 이육사 문학관 방문 등으로 이뤄진다.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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