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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낙관을 웅변하는 흑의 종반 운영

중앙일보 2016.06.15 00:18 경제 11면 지면보기
<본선 4강전 2국> ●·커 제 9단 ○·이세돌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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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보(145~161)=45로 우하 일대의 집이 완성되면서 흑의 승세가 뚜렷해졌다. 이제 불확실한 영역은 우상 일대인데 그쪽도 흑이 두터운 곳이라 백의 최선은 삭감 정도에 불과해 기울어진 승부를 일으켜 세울 변수는 되지 못한다. 역시, 거기다. 46을 선수해 두고 우상 쪽 48로 삭감. 복잡할 것도 없는 종반에 이르면 프로의 눈은 거의 일치한다. 대국 당사자나 검토실에서 관전하는 동료 프로들의 계산도 다르지 않다.

49의 단단한 호구가 ‘이대로 두텁게 지키면 승리는 불변’이라는 흑의 낙관을 웅변한다. 하변 50으로 부딪혀왔을 때 가만히 내려선 51도 일관된 두터움 지향. 미세한 국면이었다면 이 수로는 54의 곳을 찝어야 하는데 지금은 실리를 보태는 수보다 변화의 여지를 없애는 안정적인 수를 선택한 것이다.

52, 54로 끼워 이었을 때 손을 돌려 중앙을 문단속한 55도 기분 좋다. 56, 58은 프로들의 습관적인 활용인데 수가 나는 곳은 아니지만 아마추어 초·중급자들은 배워둘 만하다. 연결이 모호한 곳에서는 상황에 따라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모르니까. 60으로 이었을 때 ‘흑이 손을 빼도 수는 나지 않는다’는 검토진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커제의 손이 우중앙 쪽으로 이동한다. 여기야말로 백이 외면하면 ‘참고도’ 흑1로 크게 휩쓸려 들어갈 텐데 이세돌의 손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왜?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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