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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원짜리까지…캐리어 시장도 명품바람

중앙일보 2016.06.15 00:01 경제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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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각 업체


글로벌 캐리어(여행 가방) 브랜드들이 속속 국내 시장에 상륙하고 있다.

해외 여행객 늘며 시장 규모 커져
글로벌 브랜드들 속속 국내 상륙
항공기용 알루미늄 사용 제품 인기
특수종이 14겹 붙여 만든 상품도


영국 브랜드 ‘글로브트로터’가 오는 28일 서울 압구정 현대백화점 본점에 첫 매장을 낸다. 이에 앞서 7일부터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어 소비자의 반응을 살폈다.

1897년에 설립된 글로브트로터는 엘리자베스 2세가 신혼여행 때 사용했고, 윈스턴 처칠이 재무장관 시절 애용했던 제품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영국 왕세자 내외를 비롯해 데이비드 베컴, 엘튼 존, 케이트 모스 등 유명 인사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다.

글로브트로터가 국내 진출을 서두른 까닭은 최근 프리미엄 캐리어 시장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고가 명품 핸드백 열풍은 상대적으로 사그라 들었지만 고가 캐리어 시장은 오히려 뜨거워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분기 해외로 여행을 떠난 국민은 555만84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 수요가 늘면서 가방 선택이 여행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며 “과거엔 싸고 튼튼하면 그만이었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이 내구성을 갖췄으면서도 가볍고 특별한 디자인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글로브트로터 캐리어는 특수 제작한 종이를 14겹 접착해 만들었다.

종이지만 내구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무게 8t짜리 코끼리가 올라타도 부서지지 않는다는 광고를 1912년에 선보였다.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져 하루 20개만 생산한다. 제품 가격은 240만~400만원을 호가한다.

전형선 글로브트로터 대표는 “영국에선 100년을 사용하는 여행가방으로 알려진 브랜드”라며 “국내에선 영국 여왕이 사용하는 가방이라는 점이 더욱 관심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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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각 업체


일명 ‘김연아 캐리어’로 알려진 독일‘리모와’는 국내 프리미엄 캐리어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2006년 한국에 진출한 이래 최근까지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리모와 홍보팀 정찬희 과장은 “항공기 제작에 쓰는 초경량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을 높였다”며 “소프트 캐리어에 비해 색깔이 선명하고, 디자인이 세련된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루브 디자인(좁고 긴 홈이 있는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토파즈’가 대표 상품인데, 10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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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각 업체


‘론카토’는 하드 캐리어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이탈리아 업체다. 다른 유럽 업체에 비해 출발은 늦지만 1970년대 유럽 최초로 캐리어 생산라인을 설치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폴리프로필렌으로 마감하는 방식과 원터치 탈부착 내피시스템 등 관련 국제특허 12개를 보유했다. 하드 캐리어 제품은 전 공정을 이탈리아 본사 생산라인에서 제작한다. 2011년 국내 진출 후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평균 60만~80만원대 제품이 가장 잘 팔린다는 설명이다.

정미숙 론카토 대표는 “일반적으로 하드캐리어는 무겁고, 잘 깨진다는 단점을 개선했다”며 “최근엔 결혼 전 함 가방 대용으로 고가 캐리어를 구입해 신혼여행부터 사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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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폼나는’ 캐리어 열풍을 타고 쌤소나이트그룹 산하의 명품가방 브랜드 하트만 역시 최근 알루미늄 캐리어를 내놨다. 압출섬유를 사용해 ‘총알도 뚫지 못하는 가방’으로 알려진 ‘투미’를 비롯해, ‘007가방’으로 유명한 ‘제로할리버튼’의 캐리어도 고가 라인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리모와가 출시 초기에 기존 제품보다 2~3배 비싼 가격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이젠 그마저도 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결국 남과 다른, 혹은 남보다 좋은 걸 갖고 싶다는 과시욕이 작용해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도 초고가 라인의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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