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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프리뷰] ‘B’가 쏟아지는 평창으로 가요

중앙일보 2016.06.15 00:01 강남통신 14면 지면보기
2016 대관령 국제 음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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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 선교장에서 열린 지난해 대관령국제 음악제의 한 장면. [사진 대관령국제음악제]

이윽고 에어컨 없이는 힘든 나날들이다. 시원한 강원도 바람이 그리워진다. 휴가철은 공연의 비수기다. 그러나 음악과 휴가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강원도와 강원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제13회 대관령국제음악제가 그것이다. 7월 28일부터 8월 7일까지 알펜시아콘서트홀과 뮤직텐트에서 개최된다.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평창의 겨울도 음악이 장식했다. 지난 2월 새롭게 시작한 평창겨울음악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뤼카 드바르그, 클라라 주미 강 등 클래식 스타들의 실내악 공연이 알펜시아콘서트홀을 수놓았다.

13회째를 맞은 이번 여름 음악제의 주제는 ‘바흐, 베토벤, 브람스 그리고 B로 시작하는 위대한 음악가들’이다.

최근 3년간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주제는 지역이었다. 2013년 북유럽, 2014년 이탈리아와 스페인, 2015년 프랑스 등이었다. 올해는 작곡가 탐구에 들어간다. 정명화·정경화 두 예술감독은 서양 클래식 음악 역사상 성이 ‘B’로 시작하는 작곡가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서양 클래식 음악의 황금기였던 1715년부터 1890년까지를 아우르며 지난 300년 동안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추앙받아 온 바흐·베토벤·브람스가 쓴 실내악·관현악·합창곡들은 인류의 위대한 유산으로 사랑받고 있다. 올해는 이들의 작품이 축제의 든든한 중심을 이룬다.

이 굳건한 기반 위에 ‘이니셜 B’라는 공통점을 지닌 20세기 대표 작곡가 버르토크·브리튼·바버·번스타인·베리오·불레즈를 비롯해 현존하는 볼컴·베르크까지 총 25명 작곡가의 작품들이 새로움을 더한다. 이번 음악제를 위해 특별히 위촉한 크리스토퍼 베르크의 소프라노·첼로·피아노를 위한 작품은 세계 초연된다.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음악과 춤의 컬래버레이션을 비중 있게 다뤄왔다. 올해는 마임이다. 20세기 마임의 대명사 마르셀 마르소를 계승하는 세계적인 마임이스트 게라심 디쉬레브가 보테시니 ‘카프리치오 디 브라부라’,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6번, 바버 ‘아다지오’ 등에 맞추어 3편의 마임을 선보인다. 춤과 음악, 신체 언어가 함께 하는 새로운 차원의 무대다.

뮤직텐트에서는 오케스트라 콘서트, 오페라 및 무대용 성악곡과 합창곡들이 소개된다. 이번 시즌에는 뉴욕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합창 지휘자인 켄트 트리틀이 지휘대에 오른다. ‘노르마’ ‘몽유병의 여인’ 등 벨리니 오페라의 아리아와 듀엣, 베토벤의 대작 ‘C장조 미사’를 지휘한다. 소프라노 임선혜, 메조소프라노 모니카 그롭 등이 솔로이스트로 참가한다.

손열음은 부조니의 쇼팽 프렐류드 C단조에 의한 자유로운 형식의 변주곡과 푸가, op.22를 선보인다. 손열음·김다솔·박윤·김은혜가 연주하는 버르토크의 ‘두 대의 피아노와 퍼커션을 위한 소나타’ BB 115(Sz.110)도 관심을 끈다. 지안 왕이 협연하는 보케리니 첼로 협주곡과 미켈란젤로 4중주단의 보로딘 현악 4중주 2번 등도 주목할 만하다.

정명화·정경화 두 예술감독을 비롯해 미켈란젤로 현악 4중주단의 세 단원들인 미하엘라 마틴, 노부코 이마이, 프란스 헬메르손, 비올리스트 막심 리자노프, 바이올리니스트 보리스 보롭친, 스베틀린 루세브, 첼리스트 지안 왕, 에드워드 아론,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 오보이스트 알렉세이 오그린척, 트럼피터 알렉상드르 바티, 소프라노 임선혜 등이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피아니스트 노먼 크리거는 이번에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데뷔한다. 젊고 뛰어난 아티스트들인 노부스 콰르텟, 피아니스트 손열음, 김다솔, 김태형,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 클라라 주미 강, 신아라, 폴 황도 무대에 선다. 호른 주자 릭 토드, 클라리넷 채재일과 플루트 박지은 부부, 국립합창단도 힘을 보탠다.

2016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전통에 닻을 내린 새 발견의 크루즈선이다. 휴가의 재충전과 높은 수준의 음악이 함께 하는 곳, 7월의 평창이 주목받는 이유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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