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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연가’ 北 김정은, 80여일 만의 흡연사진…관영매체는 ‘흡연 해악’ 강조하는데

중앙일보 2016.06.0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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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건설한 북한 만경대 소년단야영소를 시찰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오른손에 담배를 들고 수행원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실은 4일자 북한 노동신문 사진. [사진 북한 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흡연 장면이 지난 4일자 북한 노동신문에 실렸다. 애연가로 잘 알려진 김정은 손에 담배가 있는 모습은 지난 3월 이후 최근까지 관영 매체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정은의 금연 결심 여부로 궁금증이 일었는데, 담배를 끊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새로 건설한 만경대 소년단야영소를 시찰하던 도중 연기가 피어오르는 담배를 오른손에 들고 수행원과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담은 컬러사진을 지난 4일자 2면에 실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김정은이 의료용 산소공장 건설장을 시찰하면서 손에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이 북한 조선중앙TV에 잡혔다고 통일부 당국자가 5일 말했다.

김정은의 ‘담배 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손에 담배를 쥔 채 현장 지도를 하는 장면이 북한 매체 카메라에 여러 차례 포착됐었다. 지난해 12월 19일에는 평양 지하철 시운전 행사에서 김정은이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가 벌건 불꽃을 드러낸 채 좌석 밑에 버려진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그런 김정은이 지난 3월 9일(보도시점) 핵탄두 설계도 앞에서 오른쪽 손가락에 담배를 끼운 사진이 실린 이후로는 한동안 담배를 든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앞다퉈 흡연의 해악을 강조하며 금연 운동을 전개해왔다. 노동신문은 올해 들어서만 ▶4월 24일 ‘담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5월 2일 ‘법적 통제 밑에 강화되는 금연활동’ ▶5월 15일 ‘국제적인 금연 움직임’ 등 금연 필요성을 강조하는 캠페인성 기사를 연달아 내보냈다. 북한 당국도 전국 각 도 소재지에 금연연구소를 설치하고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경고문과 니코틴ㆍ타르 함량을 담배에 표기하도록 하는 등 금연활동을 독려해왔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2012년 북한 남성의 흡연율은 53%로 조사대상 아시아 10개국 중 최고 수준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후진국의 전형적 특징 중 하나가 높은 흡연율”이라며 “북한이 흡연 인구를 떨어뜨리기 위해 금연운동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최고지도자인 김정은만큼은 예외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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