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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 “9월 개헌특위 발족해야” … 박명림 “감독부 신설해 4권분립을”

중앙선데이 2016.06.05 01:18 482호 6면 지면보기
임기가 시작된 20대 국회의 임무 중 하나는 권력 운용 방식의 변화다. 지난달 30일 열린 대화문화아카데미 모임에서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총선은 끝났지만 20대 국회는 판 자체를 바꿔야 하는 정말 어려운 숙제를 떠안게 됐다”며 화두를 던졌다. 이 전 총리는 갈림길에 선 남북관계, 극심해진 양극화 등 안팎의 위기를 들며 “지금은 판 짜기보다는 틀 자체를 고치는 것을 기본 콘셉트로 삼아야 한다. 9월 정기국회에서 헌법과 선거법 개정을 준비하는 특위를 발족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회의원과 교수, 전직 국회의장 등 40여 명이 참석한 모임에선 다양한 개헌론이 쏟아졌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개헌론 쏟아진 대화문화아카데미 모임

◇“감사원·검찰 등으로 감독부 설치”(박명림 연세대 교수)“고전적인 2권분립, 3권분립을 넘어서 획기적인 4권분립 정부를 도입하자. 입법부·행정부·사법부에 더해 감독부를 독립해 설치하는 것이다. 감독부에는 감사원·검찰·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처럼 국가기구와 공동체에 대한 선출·감독·감사·관리 기능을 갖는 부서를 배치한다. 대통령과 행정부로부터 독립시킬 필요성 때문이다. 이들 기관을 분리하면 임면과 통제를 통해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던 대통령의 권력이 약화돼 자연스레 분권 정부가 된다. 4권분립이 이뤄지면 의회가 크게 강화된다. 상·하원 분리, 의원 최대 연임 제한(상원 2회, 하원 3회) 등 의회개혁도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다.”



◇“결선투표 하자”(송영길 더민주 의원)“원 포인트 개헌으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자. 입법 사항으로 가능하면 좋겠는데 논란이 있을 수 있어 헌법 개정이 불가피하다. 결선투표제는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을 없앨 수 있다. 상위 2명의 후보를 놓고 결선투표를 하면 된다. 억지춘향식으로 단일화하지 말고 투명하고 깔끔하게 국민이 선택하도록 하자.”



◇“준 연방자치 개헌해야”(김영춘 더민주 의원)“지방자치 분권을 본격적으로 명문화하는 개헌이 됐으면 한다. 독일 헌법처럼 각 지방자치단체들에, 연방 주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준 연방제적 자치제 설정도 가능하다. 나중에 북한도 여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자.”



◇“행정부→집행부로 바꿔야”(김재원 성균관대 교수)“개헌해 행정부의 명칭을 집행부로 바꾸자. 이름을 바로잡는 차원이 아니라 본질적 문제다. 입법부는 민의의 대변자로 입법을 통해 정책·법률·예산을 만든다. 이걸 성실히 집행하는 곳이 집행부이며, 집행부의 장이 대통령이다. 기본 인식이 집행이다.”



◇“지방분권 개헌이 더 중요”(김형기 경북대 교수)“지방과 지자체가 죽어가고 있다. 지방이 무너지면 국가 전체가 죽는다. 권력구조 개헌보다 지방분권 개헌이 더 중요하다.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을 과감하게 지자체에 나눠줘라.”



◇”추첨 시민이 참가하는 시민의회 만들자”(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아일랜드와 아이슬란드의 사례를 보면 시민의회가 개헌 과정에 적극 참여했다. 시민의회는 추첨제로 뽑힌 시민들로 구성됐다. 아이슬란드는 100%가, 아일랜드에선 3분의 2가 각각 추첨제로 시민의회 의원을 정했다. 아일랜드 시민의회 의원의 나머지 3분의 1은 정치가였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1987년 개헌 당시 5년 단임제만 고쳐놓고 유신헌법의 내용을 그대로 남겨놨다. 이번엔 원 포인트 개헌이 아닌 전면적 개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에 반대하지 않는 게 좋다. 현실적으로 개헌의 발효는 다음 대통령 임기부터로 정해야 한다”(김원기 전 국회의장)거나 “국민적 차원의 대토론을 거쳐 국민적 컨센서스를 이뤄야 개헌에 권위가 생긴다”(임채정 전 국회의장)는 제안도 이어졌다.



황한식 전국지방분권협의회 공동대표와 이삼열 한국기독교사회발전협회 이사장은 “교사·군인·공무원도 당원이 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정치가 시민과 동떨어지게 되고, 정당은 한 명의 보스가 좌우하며, 정치판은 더러운 곳으로 여기게 된다”며 정당법 개정을 주장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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