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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세계적 평화·협력 이끌 혜안 제시

온라인 중앙일보 2016.06.05 00:01
올해 11회를 맞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하 제주포럼)이 5월 25일부터 27일까지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협력적 리더십(Asia’s New Order and Cooperative Leadership)’을 주제로 제주 중문관광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열렸다. 올해 제주포럼 세션 수는 전체 회의 5개, 동시 회의 63개 등 모두 68개다. 의제 분야별로는 ▶외교·안보 34개 ▶경제·경영 17개 ▶환경·기후변화 6개 ▶여성·교육·문화 8개 ▶글로벌 제주 3개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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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주포럼 세계 지도자 세션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사회), 한승수 전 국무총리, 엔리코 레타 전 이탈리아 총리,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 고촉통 전 싱가포르 총리, 짐 볼저 전 뉴질랜드 총리,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세계 전·현직 지도자들의 혜안이 ‘평화의 섬’ 제주에서 빛났다. 제주포럼 2016 개막식에서 각국의 지도자들은 집단의 지혜와 리더십이 진정한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새롭게 직면한 도전과 위협을 극복할 혜안을 제시했다. 5월 26일 열린 개막식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연단에 올라 세계 각국이 실행해야 할 과제를 설명했다. 반 총장은 지난해 제주포럼에서 영상으로 축사를 대신했다. 그는 글로벌 행동, 지역간 협력, 한반도 안정, 모두를 위한 인권 등 4가지 이슈를 제시했다. 반 총장은 “한반도 갈등이 고조되면 동북아 전역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게 된다”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또 개인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또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차별과 폭력이 일상화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성 소수자, 난민, 종교인에 대한 폭력을 중단해야 한다. 난민과 이주민이 아시아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공동의 비전 달성할 리더십 공유 강조
지멘스·테슬라 등 기업인도 행사 빛내

제주포럼의 하이라이트는 세계의 전·현직 지도자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세계 지도자 세션’이었다. 황교안 국무총리,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 고촉통 전 싱가포르 총리, 엔리코 레타 전 이탈리아 총리가 패널로 참석해 갈등 해법을 모색했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세션은 올해 제주포럼 주제인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협력적 리더십’을 토론하는 장이었다. 고촉통 전 총리는 “아시아가 ‘태평양의 세기’를 열려면 공동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리더십 공유가 필요하며, 자국의 이익만 고집하기보다 대담하고 전체적인 지역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레타 전 총리는 “20세기는 유럽의 세기였지만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라며 “아시아가 국제적 관점에서 국가 간 문제를 해결하는 등 세계 무대에서 더 많은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적 지도자들은 특히 “어떤 문제든 ‘전쟁’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지난 전쟁을 돌아보면 승전국 역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았다”며 “강대국이 무기를 사면 작은 나라도 무기 지출을 늘려야 하고 이는 경제적으로도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 역시 “무력을 사용한 문제 해결은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고, 뿌리를 남긴다”며 평화를 생각하는 마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번 제주포럼에는 경제계를 이끄는 기업인들의 리더십도 엿볼 수 있었다. 포럼 마지막 날인 5월 27일 독일 전자기업 지멘스 조 케저 회장은 ‘통일한국, 기업에서 미래를 찾다’는 주제로 염재호 고려대 총장과 대담을 나눴다. 조 케저 회장은 “제조업이 디지털화로 인해 급변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IT 소비재에서 스마트혁명이 주로 일어났지만, 앞으로는 제조업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J.B 스트라우벨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대담형식으로 전기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전망했다. 스트라우벨은 특히 “제주도의 ‘탄소 없는 섬’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현재 2300여대의 전기차가 운행 중이며, 이는 국내 전기차 보급대수의 40%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을 만들기 위해 도내에 운행하는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할 계획이다.

- 제주=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l [박스기사] 엔리코 레타 전 이탈리아 총리 - “유럽의 가장 큰 위기는 경제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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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코 레타(50) 전 이탈리아 총리는 제주포럼에 참석한 전·현직 정상 중 가장 ‘젊은 피’다. 피사 출신으로 카를로카타네오 대학 교수와 산업무역장관 등을 역임한 뒤 2013년 총리에 취임했다. 취임 당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두 번째로 젊은 총리란 기록을 세웠다. 레타 전 총리는 26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해 큰 박수를 받았다. 현재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국제관계대학 학장을 맡고 있다.

기조연설에서 경제위기와 난민위기, 테러위기 등 유럽이 세 가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가장 심각한 위기는.

“경제위기다. 실업률 증가와 빈부격차 확대 등이 반 난민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의 발호도 결국 ‘이민자가 너희 일자리를 뺏고 있다’는 선동에서 시작한다. 오스트리아에서 극우 지도자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악몽’이 현실화할 뻔 하지 않았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도 경제위기를 가속화할 것이다. 브렉시트는 EU와 영국에 모두 재앙이 될 것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 교육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은 교육 분야에서 ‘전위적’인 나라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 중 한국 학생이 가장 뛰어나다. 하지만 교육기관이 정보를 가르치는 곳이 돼선 안 된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정보 습득의 역할은 구글이 하고 있지 않나. 교육기관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떻게 바른 길을 찾는지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

유럽은 오랫동안 세계 교육의 모범으로 여겨졌다.

“뉴미디어·인터넷과 같은 기술의 발전이 사람들의 개인주의를 심화시켰다. 현대인은 뭐든 혼자 할 수 있다. 제주포럼의 주제인 협력적 리더십을 키워야 한다.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기본적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 -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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