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렁크 시신 살인 사건' 김일곤 무기징역…"차라리 사형 시켜달라"

중앙일보 2016.06.03 17:37

기사 이미지
‘트렁크 시신’ 살인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일곤(49)이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이상윤)는 지난해 9월 주모(당시 35세ㆍ여)씨를 차랑째 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강도살인)로 기소된 김씨에 대한 3일 선고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귀한 생명을 빼앗았고, 범행 이후 신체 주요 부위를 훼손하는 등 혐오스러운 범행을 저지르고도, 재판과정에서 단 한 번도 사죄하거나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여성이 자주 이용하는 시내 대형마트 주차장까지도 이제는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서 우리 사회 전체에 심한 불안감을 안겼고, 사회 상식과 공동체 사상에 심대한 충격을 주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김씨가 재판 과정에서 보인 분노와 적대감 등을 비춰보면 김씨가 향후 사회로 복귀한다면 살인을 다시 범할 가능성이 농후하고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며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선고에 앞서 5분만 발언할 시간을 달라고 한 김씨는 “사형이 내려질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수감돼 있는 동안 나를 모함하고 음해해 온 사람들의 양심은 얼마짜리냐”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형은 인간 생명 박탈하는 최후의 수단이며 문명적 국가에서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 특별히 허용되는 형벌”이라며 “피고인으로 하여금 평생 잘못을 참회하면서 속죄하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무표정한 얼굴로 재판부의 말을 듣던 김씨는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그렇게 안팎으로 저를 모함하고 음해했으면 사형을 줘야하는 것 아닙니까. 사형 주세요”고 말하기도 했다. 또 법정을 떠나는 재판장에게 “판단이 옳습니까”라고 소리치며 퇴정을 거부하다가 방호원에게 끌려나가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전대미문의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고도 최소한의 양심의 가책이나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선처 없이 극형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9일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피해자 주씨를 차량과 함께 납치해 살해하고, 이후 시신을 훼손한 뒤 트렁크에 유기한 채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앞서 지난해 5월 오토바이 접촉사고로 시비가 붙은 뒤 벌금형을 선고 받자 상대방에게 앙심을 품고 복수극에 이용하려고 피해자를 납치ㆍ살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사죄하거나 뉘우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접촉사고 상대방이나 경찰 등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거나 궤변을 쏟아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