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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1팀, 캐디 반드시 동반 관행…미·영보다 엄격해 대중화 막아

중앙일보 2016.06.03 02:54 종합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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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2011년 6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존 베이너 전 연방 하원의장과 골프를 쳤다. 정부 부채 한도 증액 문제로 격돌하고 있었던 정적 간의 골프 회동 자체도 화제였지만 한국 골퍼들이 더 신선하게 받아들인 건 따로 있었다. 이날 베이너는 반바지를 입고 라운드를 했고, 오바마는 직접 카트를 몰았다. 둘 다 한국 골프장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보수적인 국내 골프문화 바꿔야

김남수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한국은 비용뿐만 아니라 복장이나 규정으로도 골프를 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분리하고 있다”며 “골프 대중화를 위해선 보수적인 골프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이었다면 베이너는 아예 골프장 출입을 금지당했다. 클럽하우스에 출입할 땐 재킷을 입어야 하고, 발목이 보이는 플랫형(단화) 신발을 신지 못하게 하는 곳이 아직도 수두룩하다. 골프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미국보다 더 엄격하다. 규정 역시 그렇다. 2인 라운드는 사실상 어렵고, 팀당 한 명씩 의무적으로 캐디를 동반해야 한다.

김도균 경희대 골프산업학과 교수는 “반드시 18홀을 치도록 하는 규정도 완화해서 9홀·12홀 골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캐디와 카트 이용 여부를 골퍼가 직접 선택하는 골프장을 150곳까지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수익 감소를 우려하는 골프장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다.
 

젊은 층을 골프장으로 이끄는 데도 보수적 골프 문화 개선이 필요하다. 김남수 교수는 “스키산업의 사양화에서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며 “미국은 ‘퍼스트 티(First tee)’나 ‘티 잇 포워드(Tee it Forward)’ 같은 골프 대중화 운동으로 주니어 골퍼를 육성하고, 홀컵을 넓힌 골프대회를 여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구조 변화로 골프인구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많은 사람이 쉽게 골프를 접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얘기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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