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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움직이는 최경환, 전대 출마 시동 거나

중앙일보 2016.06.03 02:11 종합 10면 지면보기
2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중식당(57층). 새누리당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과 같은 당 대구 지역 의원들이 오찬을 한다는 소식에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먼저 온 정태옥(대구 북갑) 의원이 입을 열었다. “언론이 별것 아닌 것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 일을 꼬이게 해요. 조선시대 대표적인 당쟁이 예송논쟁인데요. 조선 경국대전을 보면….” 말을 이어 가려는 순간 최 의원이 도착했다. 최 의원은 “오늘은 식사만 하는 자리”라고 선을 그었지만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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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가운데)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제20대 총선 대구지역 당선 의원들과의 오찬’에 참석해 정태옥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윤재옥 의원. [뉴시스]


질문 몇 가지만….
“오늘은 정말로 식사 자리예요. 정치적 의미로 해석하지 마세요. 제가 경북 출신이고 지난번 총선 때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인연이 있기에 축하 겸 해서 밥 한 끼 하는 자리입니다.”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 얘기도 나누나.
“전혀 그런 자리가 아니라니깐요. 그 점에 대해선 지금까지 말씀드린 데서 달라진 게 없습니다.”(최 의원은 4·13 총선 참패 직후 “누가 등을 떠밀어도 당 대표 선거에 나가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고 말한 일이 있다.)

연이틀 대구·경북 의원들과 식사
앞으로도 다른 의원과 줄줄이 예약
일각 “최, 당권 잡아 반기문 지원 소문”

비공개 오찬이 시작된 뒤 최 의원은 “선거 때 봐서 알겠지만 이제 TK(대구·경북)도 예전과는 다르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최 의원과 TK 의원들 사이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적인 임기 마무리를 위해 20대 국회가 노력하자는 취지의 말도 나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당대회’나 ‘당권’ ‘계파’ 같은 민감한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최 의원은 식사를 마친 뒤 “오늘은 정말 식사만 했어요. 식사만”이라며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오찬에는 대구가 지역구인 곽상도·곽대훈·윤재옥·정종섭·정태옥·조원진·추경호 의원이 참석했다.

최 의원은 “밥만 먹는 자리”라고 했지만 그럴수록 당내에선 그가 당권(전당대회)을 겨냥한 세 결집 정치를 시작했다는 해석이 무성하다. 최 의원은 전날에는 경북 지역 초선 의원 6명(김석기·김정재·백승주·이만희·장석춘·최교일)과도 점심을 함께했다.

최 의원 측은 “앞으로도 여러 의원과 식사하는 자리가 줄줄이 약속돼 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의 한 3선 의원은 “최 의원이 최근 보좌진을 새롭게 구성하는 등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진용 갖추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도 말했다.

당내에선 최 의원을 중심으로 모인 친박이 7~8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한 뒤 탈당한 유승민(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막으려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날 친박계인 이장우 의원은 “유 의원 복당 문제는 전당대회 후 논의해야 맞다”고 주장했다.

최고위원을 지낸 한 중진 의원은 “일부 친박 의원 사이에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5윌 25~30일)으로 ‘충청+TK’ 재집권 구상이 부각된 상황에서 최 의원이 당 대표가 돼 반 총장의 대권 도전을 지원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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