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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옥 혁신비대위 출범…계파 안배하려다 무색무취

중앙일보 2016.06.03 02:08 종합 10면 지면보기
새누리당이 4·13 총선 패배 50일 만에 임시 지도부를 출범시켰다. 새누리당은 2일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임명안을 추인했다. 김 위원장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다음달 말~8월 초에 열릴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가 뽑힐 때까지 당을 운영한다. 두 달 정도의 시한부 대표인 셈이다.

비대위원 비박 김영우 친박 이학재
김용태·이혜훈·김세연은 빠져
당내 “개혁성 약해졌다” 평가도
새 사무총장엔 비박 권성동 임명
제1사무부총장은 친박 김태흠

전국위에 앞서 김 위원장은 당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 역할을 할 혁신비대위 인선도 발표했다. 당내 인사로는 핵심 당직자 3명(원내대표·정책위의장·사무총장)이 당연직으로 포함됐고 수도권 3선인 김영우(포천-가평)·이학재(인천 서갑) 의원이 발탁됐다. 당외 인사로는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유병곤 서강대 겸임교수 ▶정승 전 농림수산식품부 2차관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임윤선 변호사가 비대위원이 됐다.

김영우·이학재 의원은 각각 비박근혜계와 친박근혜계 몫으로 들어갔지만 계파색이 짙지 않다. 이들은 4·13 총선 직후 ‘새누리당 혁신 모임’을 함께 만들어 원유철 당시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직을 막았다. 결과적으로 혁신위를 맡으려던 김용태 의원, 정진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으로 내정했던 이혜훈·김세연 의원은 혁신비대위에 들어가지 못했다. 친박계가 “친유승민계”라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상임전국위원 자격으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세연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답했다. 당내에선 이들이 빠지면서 혁신비대위의 개혁성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부 위원 중 오 교수는 한국은행 출신으로 한국국제금융학회장을 지낸 경제통이다. 유 교수는 국회 사무차장을 지낸 입법 전문가다. 정 전 차관은 지난해 4·29 재·보선 때 광주 서을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는 행정고시(23회) 출신 정책통이다. 민 교수는 주로 저출산·경력단절 등 여성복지·경제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왔다. 임 변호사는 경제·기업 분야 소송을 주로 해온 법조인(사법시험 47회)으로 TV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온 경력이 있다. 결국 위원장과 외부 위원들 모두 당내 상황에는 정통하지 못한 상황이다.

계파 색채는 완화됐지만 ‘혁신’보다는 ‘무음(無音)’을 택한 비대위 구성이란 평가다.

새누리당 혁신 모임을 이끌었던 황영철 의원은 “비대위 구성은 나름 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소장파 의원은 “혁신보다 잡음을 없애고 안정시키는 데 방점을 찍은 비대위 구성”이라며 “혁신비대위에서 ‘혁신’이란 두 글자는 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국위 추인 직후 당직 인선도 발표했다. 신임 사무총장엔 친박계와 자주 충돌해온 비박계 강성 권성동 의원을 임명했다. 제1사무부총장은 친박 강경파인 김태흠 의원이 발탁됐다. 계파 안배의 결과다. 나머지 신임 당직자들은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김선동 의원 ▶대변인 지상욱·김현아 의원 ▶법률지원단장 최교일 의원 등이다.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을 맡게 된 김선동 의원은 청와대 정무비서관 출신이다.

남궁욱·김경희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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