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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 살인’ 피의자도 조현병

중앙일보 2016.06.03 01:59 종합 14면 지면보기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피의자에 이어 ‘수락산 60대 등산객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모(61)씨도 조현병(調絃病·정신분열증)을 앓았던 사실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지난달 정신병원서 10일 치 약 처방
누나 “10년 넘게 앓아” 의사에 진술

노원경찰서는 2일 “김씨가 지난달 12일 누나와 함께 경기도 안산의 한 정신병원에 들러 ‘편집 조현병’ 약을 10일분 처방받았다”며 “ 김씨는 말이 없었고 의사가 누나의 진술을 토대로 조현병으로 진단해 약을 처방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의 누나는 의사에게 “동생이 정신병을 앓아왔는데 10년 넘도록 약을 먹지 않았다. 아직도 환청이 들린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1997년 알코올 의존성 증후군으로 5차례 입원 치료를 받은 전력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사흘 치 약을 먹었다고 진술했다”며 “김씨의 정신질환이 범행과 관련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3일로 예정된 현장검증 때 김씨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기로 했다. “범행 의 잔인성, 공공의 이익 등을 고려한 판단”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앞서 경찰은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피의자 김모(34)씨의 범행 동기가 “조현병에 의한 묻지마 범죄”라고 지난달 밝혔다. 조현병은 2011년 이전엔 정신분열증이라고 했다. 환자의 모습이 현악기가 조율되지 못했을 때의 혼란스러움과 비슷해 ‘조현’이란 표현을 썼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4년 조현병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10만4000여 명이다. 대표적 증상은 망상·환각·충동장애다. “누군가 나를 해치려 한다”는 망상이 대표적이다. 조현병 환자가 범죄를 저지르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묻지마 범죄’로 나타날 수도 있다. 다만 조현병 환자가 일반인보다 범죄를 일으키기 쉽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가 잇따르자 경찰은 지난달 23일 정신질환자를 72시간 동안 강제 입원시킬 수 있는 ‘응급입원’ 제도 적극 활용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국회에서 정신보건법이 개정되면서 경찰관이 의사에게 정신질환자의 진단 및 치료를 요구할 수 있게 된 만큼 보다 주도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채승기 기자 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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