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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식용곤충이 뜨는 이유는 뭔가요

중앙일보 2016.06.01 00:13 경제 8면 지면보기
Q. 요즘 곤충을 요리로 만들어 주는 식당이 있다고 들었어요. 정부에서도 식용 곤충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했다는 이야기도 신문에서 읽었고요. 왜 곤충이 식용으로 각광받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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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단백질, 소고기의 3.3배…식량부족 대비할 먹거리죠

| 2050년 세계 인구 91억명으로 늘어
소·돼지고기로는 감당 못할 시기 와


A. 틴틴 친구들, ‘식충(食蟲)’이라는 단어를 들어봤나요. ‘밥만 먹고 하는 일 없이 지내는 사람을 비난 조로 이르는 말’(식충이)이 아니고 문자 그대로 곤충을 식용으로 먹는 것을 말합니다. 곤충을 그대로 먹는다니 틴틴친구들은 상상이 잘 안되지요. 틴틴 친구들의 부모님 세대만 하더라도 메뚜기를 불에 구워 먹었거나, 시장에서 번데기를 즐겨 먹었던 경우가 많았지요.

식충이라는 개념은 ‘곤충을 먹어야 하는 때가 온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2050년까지 91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인구가 약 74억 명이니 자그마치 17억 명이 늘어나는 것이지요.

하지만 무작정 육류 생산을 늘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가축을 기를 공간도 부족하고, 이들을 먹일 사료나 풀을 키우는 것도 큰 일이 되겠지요. 가축 사육이 이산화탄소·오염 물질 배출 등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으로는 인류의 식용 수요를 모두 감당하지 못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봐도, 언젠가 소고기나 돼지고기 수입을 두고 분쟁이 생긴다면 대체식품이 사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요즘 전세계에서 많은 식품 기업들이 곤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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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학적인 수치로 따져 봤을 때, 곤충은 매력적인 먹거리입니다. 고단백 저지방 자원입니다. 아미노산이나 무기염류, 비타민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요. 소·닭·돼지·생선에 비해 밀리지 않지요. 100g당 단백질로만 따지더라도 메뚜기가 70g으로 소고기(21g)보다 3배 이상 높답니다.

| 미국·영국서도 곤충 가공사업 활발
태국에선 귀뚜라미 농장만 2만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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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곤충 먹거리 개발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전세계 113개국에서 약 20억 명이 2000여종의 식용 곤충을 먹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세계 최대 식용곤충 국가는 태국입니다. 태국에서는 연간 7500t의 곤충을 생산합니다. 귀뚜라미 농장만 2만 개가 넘고, 포장마차에서도 맥주와 함께 튀긴 곤충요리가 나오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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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등도 곤충 식품 개발에 예외는 아닙니다. 미국의 식품 벤처기업 엑소(EXO)가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미국 브라운대 출신인 가비 루이스(25)가 창업한 회사입니다. 곤충 에너지바의 원조 대접을 받으며 히트를 쳤습니다. 그 외에도 귀뚜라미 가루를 이용한 초콜릿 쿠키를 온라인으로 파는 미국 비티푸드, 식용 곤충을 분말로 가공하는 영국 이더블 유니크 등이 활발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 국내에도 곤충파스타 식당 문열어
CJ·대상선 스프 등 간편식 개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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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아직까지 국내에서 식충 산업은 시작 단계입니다. 식용 곤충만 놓고 보면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0억원에 불과합니다. 국내 식용곤충 분야에서 대표적인 곳이 ‘빠삐용의 키친’이라는 식당입니다. 서울 신당동에 있는 식당인데요, 1시간30분 동안 고객에게 식용 곤충으로 만든 여러가지 요리를 제공하고, 식용 곤충에 대한 설명도 해 줍니다. 식용곤충 싱크탱크인 한국식용곤충연구소가 연구 겸 지식 공유 목적으로 만든 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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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곤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이를 이용한 요리도 늘고 있다. 곤충을 갈아 만든 면으로 만든 파스타. [중앙포토·빠삐용의 키친]


빠삐용의 키친에서 맛볼 수 있는 식용 곤충으로 만든 음식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고소한 맛이 있어 ‘고소애’라 불리는 갈색거저리 유충 분말로 반죽한 풍기(이탈리아어로 버섯) 크림 파스타, 메뚜기 추출물로 코팅한 쌀로 만든 라이스 크로켓 같은 요리가 있습니다. 곤충(bug)으로 만든 쿠키라는 뜻의 ‘벅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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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곤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이를 이용한 요리도 늘고 있다. 곤충 에너지바. [중앙포토·빠삐용의 키친]


벤처기업 이더블에서도 곤충으로 만든 식품을 팔고 있습니다. 양갱·에너지바·한방차 등의 식품을 연구해서 판매하고 있어요. 서울 흑석동과 부산 안락동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지요.

| 갈색거저리·누에 등 6대 식용곤충
거부감 없애는 게 가장 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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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곤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이를 이용한 요리도 늘고 있다. 메뚜기·귀뚜라미를 이용한 샐러드. [중앙포토]


국내 식품 업계에서는 먹기에 좋은 곤충으로 크게 6가지를 꼽습니다. 갈색거저리(고소애)·흰점박이꽃무지(굼벵이)·메뚜기·귀뚜라미·누에·장수풍뎅이 등입니다. 이 중에서 식품공전(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국민보건상 필요하다고 인정한 식품의 제조·가공·사용·조리·보존에 관한 기준을 정리한 것)에 등재돼 있는 것은 메뚜기·누에(번데기, 백강잠)·쌍별귀뚜라미·갈색거저리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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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곤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이를 이용한 요리도 늘고 있다. 곤충을 넣은 라이스 고로케. [중앙포토·빠삐용의 키친]


하지만 곤충으로 식품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가공식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조 공법상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곤충을 식품으로 쓰기 위해서는 건조한 뒤 가루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곤충 분말은 물에 잘 녹지 않습니다. 전문 용어로 ‘난용성(難溶性)’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물에 잘 녹는 수용성(水溶性) 가루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많은 업체들이 주요 식용 곤충의 성분을 분석하는 등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요.

대상그룹 계열사인 정풍은 식용곤충 산업의 주된 과제로 품질의 표준화를 꼽기도 했어요. 사육 농가마다 곤충을 기르는 방법이나 가공 방식이 달라, 곤충 분말의 품질이 균일화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또한 국내 식용곤충 산업은 아직 규모가 작아 소고기나 닭고기처럼 일정한 시세가 유지되지 않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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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곤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이를 이용한 요리도 늘고 있다. 갈색거저리·흰점박꽃무지를 이용한 볶음요리. [중앙포토]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CJ그룹과 대상그룹이 활발하게 사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CJ그룹은 자회사 CJ제일제당을 통해 ‘식용곤충 연구개발 로드맵’을 세워뒀어요. 식용곤충 사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는 작업을 오는 2019년까지 진행한 뒤, 이후 곤충 기반 가공식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계획입니다. 정풍은 시험용 수프를 만들었어요. 고소애로 만든 콘수프, 양송이수프, 호박수프 등 3가지인데요. 아직은 판매는 아니고 테스트용입니다.

CJ제일제당측은 “그동안의 식문화 전통이 있는데 아무리 친환경적 요소나 영양소 수치 등을 들이대면서 ‘곤충을 먹읍시다’고 해도 사람들의 인식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제일제당 관계자는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식량부족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거부감이 없는 곤충 식품을 장기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도 국내 곤충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육성에 돌입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기준 3039억원 규모인 국내 곤충산업을 2020년까지 5000억원으로 키우기로 하고, 사육 농가도 현 724곳에서 1200곳까지 늘리기로 했습니다. 곤충 사업의 유통망을 정비하고 연구개발(R&D)에 집중투자하는 ‘제2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곤충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경기도 양주시 농업기술센터는 한국외식과학고등학교와 식용곤충 요리개발보급 사업을 함께 하고 있어요. 곤충을 공동연구해 식·약용 자원으로 개발하고, 지역 관광 소재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달 24일에는 양주시에서 곤충 요리 경진대회도 연다고 하네요.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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