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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홍성갑의 120만 원짜리 안타

중앙일보 2016.05.2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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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홍성갑 선수. 양광삼 기자

프로야구 선수의 안타 한 개는 얼마일까. 때와 장소에 따라 가치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안타 한 개로 120만원을 더 벌 수 있게 된 선수가 있다. 넥센 외야수 홍성갑(24)이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넥센전. 한화 벤치는 8-7로 앞선 2사 1·2루서 마무리 정우람에게 고의볼넷을 지시했다. 김하성보다는 다음 타자 홍성갑과 승부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승자는 홍성갑이었다. 홍성갑은 정우람의 초구 직구를 때려 우전안타를 만들었다.

8-8 동점을 만드는 적시타. 홍성갑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나도 할 수 있어"란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귀중한 안타였다. 넥센은 서건창의 몸맞는공과 상대 폭투를 묶어 9-8 역전승을 거뒀다.

홍성갑의 안타는 팀에게 승리를 안길 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큰 선물이 됐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26일 한화전을 앞두고 "내일 윤석민이 1군에 등록된다. 한 명의 선수가 2군에 내려가야 한다"며 "홍성갑도 내려 갈 후보 중 1명이었는데 어제 안타를 쳤으니 20일 정도는 기회를 더 줘야겠다"며 웃었다. 안타가 아니었다면 홍성갑이 2군에 내려갈 수도 있었다는 의미다.

프로 6년차 홍성갑의 올 시즌 연봉은 3200만원이다. KBO는 1군 선수에게 최저 연봉 5000만원을 보장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래서 연봉 5000만원이 되지 않는 선수는 연봉차액(5000만원-선수 연봉)의 300분의 1을 등록일수에 따라 받을 수 있다. 홍성갑의 경우 1군에 하루 머물 때마다 6만원을 더 받을 수 있으니 20일 동안 1군에 머물면 120만원을 더 받는 셈이다.

천안 북일고 시절 4번타자였던 홍성갑은 2011년 넥센에 입단했다. 이듬해 군에 입대한 그는 2014년 제대와 함께 2군에서 장타력을 선보여 미래의 유망주로 기대받았다. 그러나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1군에 서긴 어려웠다.

지난해까지 1군 성적은 9경기 타율 0.364(11타수 4안타), 3타점. 그러나 올 시즌에는 박병호, 유한준 등 우타자들이 빠지면서 백업요원으로 기회를 얻고 있다. 그런 그에게 25일 한화전 안타는 '12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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