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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잔다르크' 공군 여성 조종사 러시아서 귀환…러시아 포로와 맞교환

중앙일보 2016.05.2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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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키예프 보르스폴 공항으로 귀환한 나데즈다 사브첸코 의원.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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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첸코의 귀환에 몰려든 취재진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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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첸코의 귀환을 기원하며 벽화를 그리는 우크라이나 시민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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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법원에서 재판 받을 당시 케이지 안에서 변론을 하다 판사에게 손가락 욕설을 하는 사브첸코 [Sotnik TV 유투브 캡처]


러시아에 억류되어 있던 우크라이나 공군 여성 조종사 출신 나데즈다 사브첸코(34) 의원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 포로와 맞교환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귀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잔다르크’로 불리는 헬기 조종사 사브첸코는 2014년 6월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에서 벌어진 친러시아 반군과 전투에 참여했다가 반군에 포로가 됐다. 러시아측은 사브첸코가 전투 중 반군진지 포격을 요청해 현장에 있던 러시아 국영 방송 기자 2명을 숨지게 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법원은 지난 3월 사브첸코의 살인혐의를 인정해 22년형을 선고했다.

사브첸코는 러시아에 감금된 상황에서도 혐의를 부인하며 단식 투쟁을 벌여 우크라이나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2014년 10월 실시된 우크라이나 총선에선 억류된 상황에서도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이번 귀환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민스크 협상(우크라이나 동부 무력 분쟁 해결 협상)에서 사브첸코의 석방 논의가 테이블에 오른 후 장기간 협상 끝에 성사됐다. AP통신은 맞교환이 지난 23일 러시아ㆍ독일ㆍ프랑스ㆍ우크라이나 4개국 정상 간 전화회담에서 최종 합의되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사브첸코는 러시아 군정보기관 소속 장교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프와 예브게니 예로페예프 중사와 맞교환됐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 주에서 테러 공격을 시도하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잡혀 포로가 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들이 전역한 군인이라며 러시아의 분리주의 운동 개입을 부인해 왔다.

우크라이나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전용기를 보내 사브첸코를 귀국시켰다. 사브첸코가 키예프 보리스폴 공항에 도착하자 가족과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영웅”이라 외치며 환호했다. 사브첸코는 “나를 위해 싸워준 모든 이들 덕분에 살아날 수 있었다”며 “우크라이나를 위해 또다시 전장에서 목숨을 바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AFP 통신은 사브첸코가 훈장을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사브첸코 사면에 대해 “무엇보다 인도주의적인 이유로 그를 사면했다”며 “이번 석방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으로 인한 긴장을 덜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인 2명도 이날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a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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