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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뉴스] 365일 무제한 청문회? 사실상 불가능

중앙일보 2016.05.26 02:15 종합 6면 지면보기

| 상임위 쟁점 일방적 처리 못하게
안건조정위 회부 견제장치 둬
최장 90일간 청문회 막을 수 있어


“20대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에선 두 야당이 재적 과반 출석, 출석 과반 의원의 찬성으로 ‘소관 현안 조사’ 명목의 무제한, 365일 청문회를 열 수 있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가 25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상 국회의 행정부 통제 권한은 국정감사와 국정조사권밖에 없기 때문에 헌법이 부여하지 않은 행정부 통제 권능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은 위헌”이라며 한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123석)과 국민의당(38석)을 합치면 161석으로 과반이다. 그렇다면 김 수석부대표의 말대로 20대 국회에서 야당이 원하면 ‘365일 무제한 청문회’가 가능할까.

결과부터 말하면 이론적으론 가능하지만 막상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다. 국회법상 상임위 쟁점 안건에 대해 다수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도록 안건조정제도를 뒀기 때문이다.

국회법 57조의 2(안건조정위원회)는 상임위의 청문회 실시 안건을 포함해 여야 합의가 안 돼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은 3분의 1 이상 의원이 요구하면 6인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에 ‘회부’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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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조정위원은 의석이 가장 많은 1교섭단체 위원과 나머지 위원을 3대 3 동수로 구성하되 3분의 2 이상(4명)이 찬성하지 않으면 쟁점이 되는 안건을 최장 90일간 잡아 둘 수 있게 했다. 안건조정위 대상이 되면 90일이 지나야 상임위 소위원회→전체 회의 표결 절차가 진행된다.

그런 만큼 다른 야당들이 아무리 원해도 새누리당(122석) 의석이 3분의 1을 넘는 만큼 청문회 개최를 최소한 90일 동안은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1교섭단체가 더민주이기 때문에 더민주가 조정위원 3명을 차지하고 새누리당 2명, 국민의당 1명으로 안건조정위가 구성되면 두 야당만으로도 곧바로 조정을 끝내고 청문회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변수가 있다.

국회 운영위 관계자는 “무소속 안상수·윤상현·유승민 의원 등이 새누리당 복당계를 낸 상태여서 20대 개원 후 1교섭단체가 바뀔 수 있다”며 “그런 만큼 안건조정위를 활용하면 청문회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팩트체킹의 또 다른 대상은 김 수석부대표가 언급한 ‘상시 청문회 규정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인지 여부다. 김 수석부대표는 “헌법상 청문회에 명시 조항이 없기 때문에 중요 안건도 아닌데 민간 기업인을 부를 수 있는 무제한 청문회로 확대한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헌법 61조는 ‘국회는 국정을 감사하거나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해 조사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 또는 증인의 출석과 증언이나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국정감사와 조사에 관한 법률은 매년 정기국회 때 30일간 국정감사를 할 수 있고, 국회의원 4분의 1 요구와 본회의 의결로 국정조사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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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국회의장은 “18대 국회의 경우 2011년 정무위가 ‘저축은행 부실 대책 청문회’를 연 것을 포함해 6건, 19대 국회의 경우 환경노동위가 ‘쌍용차 정리해고 관련 청문회’를 여는 등 4번의 청문회를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박찬욱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헌법 61조는 좁은 의미의 국정조사만이 아니라 특정 국정 사안에 대해 국회가 청문회 방식으로 현안 조사를 할 수 있다고 보는 게 맞다”며 “이를 위헌이라고 하면 기존 국회법으로 실시한 청문회는 모두 위헌이란 논리”라고 말했다.

정효식·박유미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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