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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할 입장 아니라는 김무성 “그렇다고 정진석 비판도 안 돼”

중앙일보 2016.05.26 02:02 종합 1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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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합의할 입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판해서도 안 된다.”

김 “당 걱정하는 마음에서 만난 것”
정 “3자, 계파청산 공감한 건 사실”

새누리당 김무성(얼굴) 전 대표가 25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서 한 말이다. 김 전 대표는 전날 자신과 최경환 의원, 정 원내대표의 3자 회동과 관련, “당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만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런 김 전 대표의 발언은 정 원내대표의 입장과는 다르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회동이 끝난 뒤 세 사람이 계파 해체 선언 문제 등에 ‘합의’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발표 내용이 ‘합의’는 아니란 주장이다. 김 전 대표의 측근들은 이날 오전부터 “정 원내대표의 ‘자문’에 응한 자리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도대체 3자 회동에선 무슨 말이 오갔던 걸까. 세 사람은 전날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조찬을 겸해 1시간30분 동안 만났다. 회동은 지난 19일 귀국한 최 의원이 22일 정 원내대표를 먼저 만나 사전 대화를 나눈 뒤 다시 김 전 대표에게 “술이나 한잔하자”고 제안해 열리게 됐다.

김 전 대표가 술자리에는 난색을 표해 조찬 회동으로 바뀌었고, 이 자리에서 세 사람은 여러 대화를 나눴으며 계파 청산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이룬 게 사실이라고 한다. 김 전 대표는 특히 최 의원에게 “대통령이 계파 청산 선언을 하면 좋겠다”는 요청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잘 아는 당 관계자가 전했다.

다만 회동을 마친 뒤 김 전 대표는 “언론에 알려져선 안 된다”고 정 원내대표에게 신신당부했으나 대화 내용이 공식 발표로 나가고, 이후 당에서 ‘밀실 회동’이란 비판이 따르자 부담감을 나타낸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김성태 의원은 “김 전 대표는 아직도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진 ‘죄인’이다. 그런데 당내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처럼 비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보좌진을 통해 “회동에 대해 왈가왈부하면 정 원내대표를 흔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회동 내용은 정 원내대표에게 물어봐 달라”고만 했다.

회동에서 계파 청산 문제 등에 ‘합의’한 것이냐 아니냐가 25일 논란이 되자 정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세 사람이 그런 뜻에 공감한 건 사실이며 팩트(fact)다. 법적 구속력을 갖는 ‘합의’는 아니지만 의견 공감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파 갈등을 극복하는 데 두분(김 전 대표, 최 의원)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회동의 핵심이었고, 그분들이 전면에 나서 노력해 주지 않으면 계파 청산을 할 방도가 없어 나로선 고육지책이지만 (3자 회동이란) 현실적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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