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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 합의’ 당내 역풍…“자숙해야 할 사람들이 밀실회동”

중앙일보 2016.05.26 02:00 종합 10면 지면보기
정상화를 향한 새누리당의 발걸음이 또 엉켰다. 지난 24일 정진석 원내대표가 비박근혜계인 김무성 전 대표, 친박계인 최경환 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한 뒤 내놓은 이른바 ‘3자 합의’가 25일 거센 당내 반발을 불렀다. 세 사람은 조찬회동에서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비대위원장 합의 추대 ▶계파 해체 선언 실시 등에 뜻을 모았다. 또 당헌·당규를 개정해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해 당 지도 체계를 현재 집단지도 체제에서 단일성 집단 체제로 회귀시키자는 데도 의견을 함께했다.

정우택 “패배 책임자들 숨어서 만나”
하태경 “계파 보스 간 타협 구태”
정진석은 “의총서 토론” 돌파 의지

회동 자체에 대해서부터 당내에서 문제 제기가 쏟아졌다. 친박계 4선 중진인 정우택 의원은 25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가장 자숙해야 할 (총선 참패의) 직접적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숨어서 만나 앞으로의 문제를 협의했다”면서 “본인 스스로 친박-비박 얘기를 하지 말자고 했던 정 원내대표가 지금 기득권을 더욱 인정해주는 모습을 보이니 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김 전 대표와 최 의원에 대해 “도망가 숨어 있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공천 갈등으로 4·13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친박계와 비박계 수장과의 ‘밀실회동’으로 3자 회동을 평가절하해 버린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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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3자 합의’에 대해 “계파 보스 간 타협은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뉴시스]


소장파 하태경 의원도 국회 기자회견장(정론관)을 찾아 “새누리당의 진로가 계파 보스 간 타협에 의해 결정되는 것처럼 비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면서 “이런 모습은 구(舊)시대로의 회귀”라고 비판했다. 그는 “앞으로 꾸려질 비대위가 해야 할 결정들을 3자 회동에서 미리 합의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어제(24일) 회동은 중진들의 의견 청취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하 의원은 “당 위기의 가장 책임 있는 두 분이 아무런 반성 없이 컴백(복귀)하는 계기가 돼선 안 된다”면서 김 전 대표와 최 의원에 대한 책임론도 다시 제기했다.

당 일각에서는 24일 회동을 두고 “계파 보스끼리 모든 걸 결정하던 ‘3김 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는 쓴소리까지 나왔다. 정 원내대표와 원내대표 선거에서 맞붙었던 나경원 의원은 “계파 갈등 문제를 풀자고 다시 각 계파에 호소하고 방법을 물을 수밖에 없는 새누리당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정 원내대표는 ‘선출된 권력’이지만, 나머지 두 사람은 대체 무슨 자격으로 당헌·당규 개정에 합의를 해주고 말고 하느냐”면서 “지난번 중진 연석회의 때는 나오지도 않더니 뒤에서 당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가 당 위기 상황의 해법을 찾자며 4선 이상 의원들을 소집했던 지난 20일 회의 때 김 전 대표(6선)와 최 의원(4선)은 불참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시간이 걸려도 폭넓게 의견을 구하고 총의를 구하는 노력을 통해 당내 문제를 수습하려고 노력했다”면서 “구체적 대안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시비를 걸고 좌절시키고, 무산시키려고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는 30일이나 31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 정상화 방안에 대한) 치열한 토론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3자 회동의 결과물을 의총에 안건으로 부쳐 “밀실 회합으로 당의 중대사를 결정한다”는 비판을 돌파하겠다는 포석이다.

남궁욱·현일훈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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