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주열 “현행 GDP 한계…통계 개선해 디지털 경제 반영”

중앙일보 2016.05.26 00:01 경제 3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한은 본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디지털 경제의 확대로 국내총생산(GDP) 통계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는 만큼 통계 방법을 개선하고 생활 수준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유튜브·공유경제 효과 등 누락”


이 총재는 25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경제 전문가들이 참석한 ‘경제동향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최근 기사를 인용하며 GDP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도 소개했다.

이 총재는 “학원 수강 대신 유튜브(youtube)를 통해 무료 강좌를 들으면 소비자의 효용성은 높아지는데 GDP는 오히려 줄어든다”며 “우버(Uber)나 에어비엔비(AirBnB)의 경우 기존의 택시나 호텔과 서비스 차이가 크지 않음에도 거래의 특성상 GDP에는 잡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각각 차량과 숙박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돼 주목받고 있는 공유경제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런 GDP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한 다른 국가의 움직임도 언급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저명한 경제학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를 주축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GDP의 대안을 마련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 총재는 “프랑스의 연구 보고서를 보면 양보다는 질적 변화가 중요하고, 경제 성장에 환경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여러 기관에서 내놓은 GDP 전망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해 각 기관이 발료하는 GDP 수치와 전망에 관심도가 매우 높다. 하지만 GDP 0.1~0.2%포인트의 차이가 과연 어느 정도의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계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GDP 수치 이면의 의미를 잘 읽어내는 역량이 중요하다”며 “한은은 빅데이터 활용 등으로 GDP 통계의 추정 방법을 개선해 통계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신뢰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경준 통계청장은 지난 11일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GDP 같은 국민계정 통계 작성은 한은이 아닌 통계청에서 하는 게 옳다”며 “(이 문제를) 한은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 관계자는 유 청장의 이런 주장에 대해 “GDP 통계 작성의 주체를 바꿔야 할 이유가 없다”며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