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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된 한우, 2년 안에 대책 없다니…

중앙일보 2016.05.26 00:01 경제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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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한우 가격이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금값’ 한우에 쇠고기 수입이 급증하는 역풍마저 불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 유통정보를 보면 25일 전국 소매점에서 한우 1등급 등심은 100g당 평균 7472원에 팔려나갔다. 1년 전 6534원보다 14.4% 값이 올랐다. 갈비 소매가격은 4930원으로 1년 새 9.9% 올랐고 불고기감 가격도 4492원으로 30.5% 급등했다.

부위별로 1년 새 최고 30% 뛰어
3년 전 가격 폭락 경험한 농가들
이젠 가격 올라도 사육 주저
송아지 수 안정 장기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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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농림축산식품부·통계청·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식품 수출지원정보


국산 쇠고기 값이 치솟는 이유로 ▶늘어나는 쇠고기 소비 ▶소비자가격의 41.8%(2014년 기준)에 달하는 유통 비용 ▶축산농가 경영비 상승 등이 있지만 가장 결정적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올 1분기 한우와 육우(한우와 젖소 암컷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길러지는 소) 사육량은 259만6000마리였다. 지난해 1분기 265만9000마리에서 6만3000마리(2.4%)가 줄었다. 쇠고기 소비는 꾸준히 늘어나는 데 반해 국산 쇠고기 공급량은 줄면서 가격이 치솟았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2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올 하반기 한우 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KREI는 6월부터 8월까지 한우 도축 마리 수를 19만4000마리로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2만6000마리에 비해 14.5%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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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농림축산식품부·통계청·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식품 수출지원정보


다급해진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한우 수급 안정 방안을 내놨다. 축산농가에서 30개월 미만의 소를 앞당겨 도축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조기 출하한 소 한 마리당 10만원씩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오르는 쇠고기 값을 잡기엔 한계가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육·도축량을 당장 늘릴 수는 없어 올 하반기까진 가격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건 닭·돼지보다 훨씬 긴 소 사육주기 때문이다. 소를 키워 도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40개월이다. 지금의 ‘금값’ 한우 사태 원인을 제대로 알려면 3~4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가야 한다.

2012~2013년 국산 쇠고기 값이 주저앉았다. 인건비, 경영비, 사료 가격 상승까지 겹쳐 한우농가의 순수익률이 -10% 안팎으로 떨어졌다. 소를 키워서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 벌어졌다. 2008년 광우병 파동으로 국산 쇠고기 수요가 늘고 덩달아 값이 뛰자 축산농가에서 한·육우 사육 마리 수를 대폭 늘려왔던 게 화근이었다.

2012년 농식품부는 쇠고기 가격 폭락을 막겠다며 암소 감축 정책을 시행했다. 암소를 도태시키는 농가에 마리당 30만~50만원을 쥐어줬다. 번식용 소를 주로 키우던 소규모 농가에서도 폐업이 잇따랐다. 그 여파가 3~4년이 흘러 한·육우 사육 마리 수 감소, 쇠고기 값 급등 사태로 이어졌다.

과거 가격 폭락과 경영난을 경험한 탓에 축산농가에선 쇠고기 값이 올라도 좀처럼 사육량을 늘리지 않고 있다. 쇠고기 공급·가격 불안이 장기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치솟는 쇠고기 값은 한우 농가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쇠고기 수입이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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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농림축산식품부·통계청·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식품 수출지원정보


aT 농수산식품 수출지원정보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쇠고기 수입액은 7억5384만 달러(약 8900억원)였다. 지난해보다 10.9% 증가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수입 물량으로 따지면 13만3065t으로 1년 전과 견줘 27.2% 급증했다. 경기 둔화로 올 1~4월 전체 농축수산물 수입이 지난해보다 5.6%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인배 KREI 연구위원은 “과거와 같은 단기 방안만 반복하면 3~4년 주기로 쇠고기 값은 등락을 거듭하는 불안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장기 대책을 주문했다. 또 지 연구위원은 “대부분 소규모로 운영되는 번식우 사육농가가 축산 경기에 따라 폐업과 사육량 확대를 반복하는 게 근본적 문제 중 하나”라며 “송아지 생산 안정제 등 지원책을 좀더 실효성있게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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