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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주말에 뭐 볼래? … '엑스맨:아포칼립스' vs '달에 부는 바람'

중앙일보 2016.05.26 00:01
이 영화, 볼만해?
지금 영화관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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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엑스맨:아포칼립스` 스틸컷]

엑스맨:아포칼립스
원제 X-Men:Apocalypse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패스벤더, 제니퍼 로렌스, 오스카 아이삭 각본 사이먼 킨버그, 브라이언 싱어 촬영 뉴턴 토머스 시겔 특수효과 브론델 아이두 장르 SF, 액션 상영 시간 143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5월 25일

줄거리 고대 이집트의 돌연변이 초능력자 아포칼립스(오스카 아이삭)가 1983년에 부활한다. 그는 절망에 빠진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를 포함한 돌연변이 넷을 자신의 조력자 ‘호스맨‘으로 지명해 함께 세상을 파괴하려 한다. 한편 돌연변이 아이들을 위한 특수 학교를 세운 프로페서 X(제임스 맥어보이)는 오랜 친구 미스틱(제니퍼 로렌스)과 다른 엑스맨들을 모아 아포칼립스에 대항한다.

별점 ★★★☆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진화는 계속될까. 확실히 ‘엑스맨’ 프리퀄 시리즈(2011~)의 행보는 그랬다. 전작 ‘엑스맨:퍼스트 클래스’(2011, 매튜 본 감독)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 브라이언 싱어 감독)를 통해 기존 ‘엑스맨’ 오리지널 3부작(2000~2006)을 관객의 입맛에 맞춰 성공적으로 계승했기 때문. 개성 넘치는 다수의 캐릭터, 인류와 돌연변이의 공존에 대한 깊이 있는 주제는 ‘엑스맨’ 시리즈 고유의 특징이자 강점이었다.

‘엑스맨:아포칼립스’(이하 ‘아포칼립스’)는 두 편의 스핀오프 영화를 제외한 ‘엑스맨’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기존 시리즈의 특성을 고수하되 약간의 변화를 시도한다. 매그니토와 프로페서 X의 대립 구도를 전면에 내세웠던 이전 영화들과 달리, 원작 만화에 등장하는 강력한 악당 아포칼립스를 갈등의 중심에 내세운 것. 그러나 아포칼립스는 ‘세계 파멸’이라는 진부한 목적을 추구하는 악당으로, 영화 전체에서 상당히 평면적으로 그려진다. 초능력의 통제와 돌연변이의 해방처럼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를 다루며 탁월한 긴장감을 유지해 온 ‘엑스맨’ 시리즈. 그러한 미덕이 ‘아포칼립스’에서 매력 없는 악당을 만나 희석된 것이다. 진 그레이(소피 터너) 등 인기 캐릭터의 10대 시절이 등장하지만, 일부 엑스맨의 매력과 심리를 묘사하는 데 가려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다. 신 스틸러 퀵 실버(에반 피터스) 역시 극에서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묘사된 느낌이다.

‘아포칼립스’는 ‘엑스맨’ 시리즈 팬들 사이에서도 꽤 호불호가 갈릴 속편이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묵직한 메시지를 사랑했던 이들에게는 여전히 반가운 작품일 터. 하지만 이야기의 완성도나 액션과 같은 기술적 측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인물들의 성장과 변화를 집요하게 그려 낸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가 어떤 수퍼 히어로 영화도 가지 않았던 길을 고집스레 걷는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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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달에 부는 바람` 스틸컷]

달에 부는 바람
감독 이승준 출연 김예지, 김미영 장르 다큐멘터리 상영 시간 98분 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일 5월 26일

줄거리 예지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시청각 중복 장애인이다. 예지의 엄마는 그런 딸을 평생 보살펴 왔지만, 예지가 발을 구르고 울 땐 여전히 그 뜻을 헤아리기 힘들다.

별점 ★★★ 빛과 어둠을 보지 못하고, 어떤 소리도 듣지 못하는 예지의 세계는 어떤 것일까. 그런 예지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 평생을 함께해 온 엄마에게도 힘든 일을 과연 관객이 이해할 수 있을까. ‘달에 부는 바람’은 그것이 감히 가능하다고 말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님을 조심스럽게 말하는 작품이다. 그것을 보여 주기 위해 카메라는 모녀의 일상을 관찰한다. 밥을 먹고, 학교에 가고, 산책하는 날들. 그러나 숟가락 쥐는 것도 힘들어하며, 엄마 없이는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예지의 날들을 ‘여느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일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켜볼수록 궁금한 것이 많아지지만 카메라는 어떤 것도 묻지 않는다. 자칫 질문이 폭력으로 느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를 주인공으로 한 대부분의 다큐멘터리가 던지는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이다. 대신 예지 엄마가 일기장을 읽는 내레이션을 얹고, 그가 화초 키우는 장면을 중간중간 보태는 방식을 택한다. 카메라는 천천히 자라나는 화초를 응시하는 장면을 통해 말한다. 예지는 예지만의 세계에서 아름답고, 그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한다고. 이렇게 쌓인 감정들을 통해, 예지 엄마가 딸을 안고 계속 말을 거는 아름다운 마지막 장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비록 우리는 이해할 수 없어도 두 사람 사이에는 그 어떤 것보다 따뜻한 무언가가 오가고 있는 순간 말이다. 절제된 영상과 음악 안에 섬세한 배려가 스며 있는, 이 모녀에게 따스한 지지를 보내고 싶게 하는 작품. 그러나 ‘예지의 가족 모두가 허락했다 해도 예지 본인은 이 촬영에 동의했을까’ 하는 본질적인 질문과 아쉬움이 못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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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레이스` 스틸컷]

레이스
감독 스티븐 홉킨스 출연 스테판 제임스, 제이슨 서디키스, 제레미 아이언스 장르 드라마 상영 시간 134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5월 25일

줄거리 1930년대 미국에서 가장 빠른 청년으로 주목받던 제시(스테판 제임스).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된 그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꿈꾸지만,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는 유대인과 유색 인종의 올림픽 출전을 막으려 한다.

별점 ★★★ 베를린올림픽은 나치가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선전하기 위해 개최한 이벤트였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건이 일어났다. 두 명의 유색 인종 청년이 올림픽의 꽃 육상 부문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것이다. 한 사람은 조선 출신의 선수 손기정(1912~2002), 또 한 사람은 노예 집안 출신의 미국 선수 제시 오언스(1913~80)였다. 육상 부문 4관왕을 차지하며 히틀러의 콧대를 보란 듯이 눌러 준 오언스는 흑인 사회의 영웅으로 남았다. 인종 차별에 사로잡혀 있던 미국 정부는 그의 사후인 1990년에야 그를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육상 선수로 인정했지만 말이다.

영화 ‘레이스’가 주는 감동은 전적으로 실화의 힘이다. 영화는 한 흑인 청년의 성장담과 비판적인 역사극 사이를 평이하게 오갈 뿐, 깊이 있는 지점까지 다다르지 못한다. 나치 선전 도구로 전락하길 거부했던 독일 육상 선수 루츠 롱(1913~43)과 나치 협력 혐의를 받았던 여류 다큐멘터리 감독 레니 리펜슈탈(1902~2003) 등 실존 인물을 비롯, 나치 정권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던 미국 올림픽 위원과 인종 차별이 극심했던 미국의 자화상까지. 당대 흥미로운 사건을 빠짐 없이 나열하다 보니, 정작 오언스의 고뇌와 갈등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차별과 박해에 대한 비판 의식이 적절했는지도 의문이다. 나치에 대항한 오언스가 미국의 인종 차별을 체념적으로 받아들이는 장면 등은 미국 개봉 당시 ‘이 영화마저 백인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냐’(빌리지 보이스)고 비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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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스터 홈즈` 스틸컷]

미스터 홈즈
감독 빌 콘돈 출연 이안 맥켈런, 로라 리니, 마일로 파커 장르 드라마, 미스터리 상영 시간 103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5월 26일

줄거리 1947년, 전설의 명탐정 셜록 홈즈(이안 맥켈런)는 은퇴 후 시골 마을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가정부의 아들 로저(마일로 파커)만이 그의 유일한 벗이다. 그는 30년 전 자신의 인생을 바꿔 놓은 마지막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응어리를 풀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다.

별점 ★★☆ 누구보다 비상하고 명석했던 명탐정도 늙는다. 영화는 점점 기억을 잃어 가는 홈즈가 마지막 사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려 안간힘 쓰는 과정을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으로 담아낸다. 그러나 과거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두 개나 끌어온 데다 현재의 홈즈가 로저와 나누는 우정도 그리고 있어, 그 어떤 것에도 집중할 수 없는 산만한 구성이 되고 말았다. 그 탓에 홈즈의 외로움, 죄책감 등 인간적인 면을 그려 내는 장면에도 큰 감흥이 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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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레나` 스틸컷]

레나
감독 김도원 출연 박기림, 김재만 장르 멜로, 로맨스 상영 시간 109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5월 26일

줄거리 새로운 삶을 위해 한국을 찾은 고려인 레나(박기림)는 녹차 농사를 짓는 노총각 순구(김재만)와 결혼한다.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 주는 순구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레나. 순구도 예쁘고 밝은 레나를 향한 애정이 점점 커진다. 하지만 말 못할 비밀을 가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별점 ★★★ 넓고 푸른 녹차밭, 개울가, 아무도 없는 바닷가 등 영화의 아름다운 배경은 맑고 투명한 수채화를 보는 것 같다. 자극적인 영화에 지친 관객에게 한 편의 동화 같은 순정을 선사하기 충분하다. 뚝뚝 끊기듯 다듬어지지 않은 화면 전환은 오히려 조미료를 뺀 순수한 영화라는 매력을 더해 준다. 풋풋한 레나의 감정을 선한 눈빛으로 연기한 박기림과 순박한 시골 노총각의 순애보를 보여 준 김재만을 발견하게 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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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몽 루아` 스틸컷]

몽 루아
감독 마이웬 르 베스코 출연 뱅상 카셀, 엠마누엘 베르코 장르 멜로, 드라마 상영 시간 128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5월 26일

줄거리 스키 사고로 무릎을 다친 토니(엠마누엘 베르코)는 어린 아들과 떨어져 홀로 재활 센터에 입원한다. 걸으려고 애쓸수록 날카로운 통증만 엄습할 뿐.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건 전남편 조르조(뱅상 카셀)와의 추억이다.

별점 ★★★★ 예리한 메스로 부부 관계를 헤집어 보여 준다는 말이 어울리는 영화다. 사랑에 빠져 온 세상이 꿈결 같은 연애 초기부터 서로를 망쳐 놓다시피 하는 파괴적인 권태기까지. 조르조와 토니의 기나긴 여정은, 단지 러브 스토리 이상으로 어떤 인간이 관계를 통해 성숙하는 여정을 지독하리만치 섬세하게 보여 준다. 남녀 어느 한쪽을 편들기보다 갈등을 겪은 뒤 이해하고 연민을 갖게 되는 과정을 살린 유려한 연출, 그에 완벽히 순응하는 배우들의 열연은 걸작 멜로의 반열에 들기에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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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라클 프롬 헤븐` 스틸컷]

미라클 프롬 헤븐
감독 패트리시아 리건 출연 제니퍼 가너, 카일리 로저스 장르 드라마 상영 시간 109분 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일 5월 25일

줄거리 수의사 남편(마틴 헨더슨), 세 딸과 행복하게 살던 주부 크리스티(제니퍼 가너). 갑자기 둘째 딸 애나(카일리 로저스)가 원인 모를 불치병에 걸린다. 크리스티는 치료를 위해 소아과 명의 너코(유지니오 델베즈)를 찾아간다. 오랜 병원 생활 끝에 별다른 차도 없이 퇴원한 애나는 집 앞 고목에 오르다 추락하는 사고를 당한다.

별점 ★★★☆ 기적을 다룬 전형적 이야기이며, 기독교 색이 짙은 종교영화다. 그럼에도 종교가 없는 관객의 마음까지 뒤흔들 따뜻한 울림이 크다. 진정한 기적은 애나가 겪은 엄청난 경험뿐 아니라, 크리스티 모녀를 돕는 낯선 이들의 선의(善意)라는 주제 덕분이다. 이러한 감동이 북미 지역에서 큰 흥행을 불러일으켰다. 삶을 향한 애정과 가족애라는 보편적 가치로 기적을 말하는 웰메이드 종교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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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희 임주리 나원정 이지영 김나현 기자 ko.seok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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