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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10억 가지 맞춤형 조합 … 억소리 난다, 달리는 예술품

중앙일보 2016.05.26 00:01 부동산 및 광고특집 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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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맞춤형 자동차로 유명한 롤스로이스의 팬텀. VIP들의 취향에 맞춰 소재는 물론 각종 무늬까지 개별 주문할 수 있다. 사진 속 팬텀은 실크 소재로 인테리어를 꾸몄다. [사진 롤스로이스]

자동차의 기본 목적은 ‘이동 수단’이다. 하지만 차가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을 드러낼 때도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귀금속과 같은 사치품·소장품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호화 자동차의 세계

흔히 ‘호화 자동차’라고 일컫는 이런 차들은 극소수 소비자들의 전유물이다. 공통점으로 매우 크고 넓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최고급 소재를 불필요할 정도로 많이 쓰기도 한다. 똑같은 차가 한 대도 없을 정도로 개인 취향에 맞춰 제작한다는 점도 특이하다. 대표적인 제조사로는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를 꼽을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브랜드로 들어간 ‘마이바흐’ 역시 이에 속한다.

먼저 롤스로이스는 완벽한 고객 맞춤형 자동차를 만들기로 유명하다. 모델별로 레이스 4억원, 팬텀 5억9000만원과 같은 표기 가격은 그저 ‘시작’을 알리는 값일 뿐이다.

외관은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선택할 수 있는 색상 조합만 4만4000여 개에 이른다. 롤스로이스의 상징인 보닛 위에 달린 ‘환희의 여신상(Spirit of Ecstasy)’은 스테인리스를 기본으로 금·은·크리스털은 물론 심지어 보석으로 주문할 수도 있다.

롤스로이스의 호화로움은 실내에서 극대화된다. 좌석 바느질이나 내장재 조립, 광택 같은 작업까지 모두 사람이 직접 완성한다.

최고의 소가죽을 사용하기 위해 롤스로이스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자란 소만을 사용한다. 추운 지역이기에 가시 덩굴과 모기 때문에 생기는 상처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엄선한 최고급 가죽은 주로 좌석에 씌운다. 보통 한대를 만드는데 450여 개의 소가죽을 쓰는데, 소 18마리에 해당하는 양이다.

롤스로이스, 최고급 소가죽 내장
실내 천연목 사용에 매트는 양털

실내 원목장식에는 천연목을 사용한다. 나무는 각국에서 조달하는데 일정 자격을 충족해야 차량에 장착한다. 나뭇결 무늬를 맞추기 위해 모두 수작업으로 짜맞춘다. 변형 방지와 광택을 위해 래커 칠만 6번 이상을 한다.

또 신발의 모래나 흙을 받아내는 바닥 매트는 어린 양의 털을 사용해 만든다. 미국 텍사스나 캘리포니아의 양털만을 사용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털의 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차량의 기본구성이다. 원한다면 “집에 있는 정원의 나무를 베어 차에 넣어 달라”고 할 수도 있다. 실내를 보석으로 장식해달라고 할 수도 있다. 무려 120㎏에 이르는 18K 금을 사용한 팬텀 모델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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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롤스로이스, 벤틀리, 마이바흐의 엠블럼.


함께 구입할 수 있는 액세서리 가격도 상상 이상이다. 레이스 모델을 위한 6가지 전용 가방세트의 가격은 4만5854달러에 이른다. 우리 돈으로 5200만원이 넘는다. 롤스로이스의 문 안쪽엔 우산도 있는데 가격만 150만원 정도에 달한다. 최근 롤스로이스는 움직이는 예술작품이라고 표현되는 4인승 컨버터블 모델인 ‘던’을 국내에 출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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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 헤드레스트 등을 오리털로 채워 포근함을 느끼도록 한 벤틀리 뮬산. [사진 벤틀리]

벤틀리 역시 개인 맞춤형 서비스인 ‘뮬리너’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거의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 외관 색상은 물론 휠·인테리어 색상과 장식, 좌석·벨트·매트 등 10억개 넘는 조합도 가능하다.

회사가 미처 준비하지 않은 것도 고객이 원하면 만들어준다. 실제 뮬리너 서비스를 찾은 여성 고객은 자신이 구입할 차량 색상을 본인의 매니큐어 색으로 주문했다. 유일한 단서는 고객이 담당자에게 칠해준 매니큐어가 전부였다. 이 때문에 담당자는 며칠 동안 손도 씻지 못하며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연구했다는 일화도 있다.

벤틀리, 제작에 300시간 이상 걸려
마이바흐, 은세공 샴페인잔도 제공


각각의 옵션 가격도 고가다. 예를 들어 최고급 모델인 뮬산의 좌석 뒤에 달린 전동 테이블과 아이패드 모니터 옵션 가격만 3900만원에 이른다.

차량에 사용하는 가죽도 롤스로이스처럼 스칸디나비아 소가죽만 사용한다.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풍부한 가죽 냄새를 위해 특수 공법을 적용해 고유의 향기를 보존하기도 한다. 역시 모든 작업은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차량 한대를 완성하는데 300시간 이상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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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바흐 최상위 모델인 S600 풀만에는 18.5인치 전용 모니터도 들어간다. [사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메르세데스-마이바흐는 롤스로이스나 벤틀리보다 저렴하지만 첨단 기술과 최고급 소재를 활용한 첨단 자동차를 자랑한다.

실내에 사용하는 소재 자체도 기존 벤츠 모델과 차별화한다. 기본으로 사용하는 가죽만 나파부터 시작한다. 천연 가죽과 천연 나무, 크롬과 광섬유를 활용한 무드 조명 등으로 실내를 꾸밀 수도 있다. 색깔이 바뀌는 실내 천장은 물론 긴 차체에 맞춰 천장 가운데 설치한 스피커도 만족감을 높여준다. 뒷좌석 중앙 부분에는 2개의 샴페인 잔을 갖춰 놓았다. 섬세한 세공이 이뤄진 2개의 샴페인 잔은 로베앤베르킹에서 손수 제작했다.

뒷좌석 공간이 넓어진 만큼 탑승자와 운전자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주기 위해 실내에서 음성 증폭 기능도 지원한다. 운전자가 뒷좌석 탑승객에게 말을 하면 운전석 거울에 내장된 마이크가 소리를 인식해 뒷좌석 스피커를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스피커 사운드는 주변 소음에 따라 자동 조절되기도 한다.

오토뷰=강현영·김선웅 기자 news@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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