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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환자 중심 진료시스템 뿌리내려 글로벌 의료기관으로 도약할 것”

중앙일보 2016.05.24 00:02 라이프트렌드 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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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익 분당차병원장은 “모든 직원이 지위와 관계 없이 `환자 쾌유`라는 공동 목표 아래 다양한 채널을 이용해 소통하고 공감하며 일할 수 있도록 리더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랜서 박건상

21세기 글로벌 의료의 주요 키워드는 환자 안전과 병원의 질 관리다. 전 세계 의료계가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Do No Harm)’는 의료의 기본 원칙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분당차병원도 이달 초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The 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이하 JCI) 인증을 받고 세계적 안전 수준을 인정받은 글로벌 의료기관으로 우뚝 섰다. 분당차병원 김동익 원장을 만나 JCI 인증 과정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분당차병원 김동익 원장

 
성남시에 있는 병원에서 유일하게 JCI 국제 인증을 받았다.
“존스홉킨스·메이요클리닉 등 세계적으로 앞선 병원들도 받은 인증이다. 모든 환자가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만드는 게 분당차병원의 핵심 가치다. 이번 JCI 인증은 그간 우리의 노력을 국제적 기준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병원 내 안전한 조직문화를 확산시켜 최상의 의료서비스와 질적 진료를 제공하는 명문 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국제 인증을 추진한 이유는.
“이미 국내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인증도 받았다. 국제 인증을 받으려 한 이유는 글로벌 의료산업을 지향하는 분당차병원의 비전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비용 대비 효과가 적다’ ‘한국 시장에 맞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우리가 판단한 인증 효과는 수익 증가나 병원 홍보가 아니라 환자 안전문화를 뿌리내리는 것이었다. 오랜 기간 체계적으로 인증해 온 JCI의 경험에 가치를 뒀다.”
인증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했나.
“JCI 인증은 총 16개 부문, 298개 기준, 1225개 항목을 평가한다.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준비했다. 병원장을 위원장으로 TF팀을 꾸렸고 환자 안전, 마취수술, 약물관리, 환자 교육·진료, 감염관리, 시설관리, 의료정보, 질 향상, 임상연구, 직원관리, 경영·운영, 전산개발, 검사팀 등 13개 팀으로 나눠 총력을 기울였다. 안전시설에 많이 투자했고, 병원 내 조직문화을 바꾸는 데 집중했다.”

성남서 유일한 JCI 인증 병원
환자 눈높이 맞춤형 안전교육
안전시설 확충에 집중 투자


 
병원 내 안전한 조직문화는 무엇인가.
“병원에서 환자가 잘못될 수 있는 사고를 줄이려는 노력은 효과를 눈으로 보기 힘들다. 안전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기준과 방법이 있다. 치료·수술 전 환자의 신원 확인, 감염 예방을 위해 손 닦기 등 기본적이지만 지켜지지 않으면 환자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사항 등에 대해 교육하고 실천했다. 오류가 있을 때마다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추후 더 나은 안전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쓰일 중요한 자료다.”
보고 시스템에 대해 궁금한데.
“오류를 포함한 모든 환자 안전·질 관련 사항을 QPS위원회(Quality Patient Safety)에 보고하고, 위원회는 다시 병원장 등 상부에 보고한다. 보고된 사항을 검토한 뒤 다시 전 직원과 공유해 병원 전체에 알린다. 리더의 소통이 중요하다. 미국은 이미 이런 형태의 보고 시스템이 자리 잡았고, 분당차병원도 이를 따라잡아 안전한 병원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번 인증으로 더 안전한 미래를 위한 첫단추를 끼웠다고 본다.”
소통하는 리더가 안전한 병원을 만드는 것인가.
“병원장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최고의 장기이식 수술 실력, 새로운 수술법 창출, 좋은 기계 도입 등 표준화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의 중심엔 안전문화가 있어야 한다. 이를 전 조직원과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앞으로 세미나·워크숍·회의 등 현장에 있는 조직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채널을 만들겠다.”
환자교육·진료 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는데.
“환자가 병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귀가할 때까지 전 과정 동안 협진을 통해 환자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고 이를 공유하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했다. 환자 눈높이에 맞는 교육에도 집중했다. 환자의 교육 의지나 이해도를 먼저 평가한 후 결과에 따라 개별화된 교육을 했다. 입원생활·낙상 예방·식이·암환자·장기이식환자 교육 등이 그 예다.”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가 할 일도 있나.
“환자에게 하는 질문이 늘었다. 검사·진료·수술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이름을 묻거나 치료·수술 부위를 확인하는 걸 볼 수 있다. ‘귀찮게 왜 자꾸 묻느냐’고 불평할 수 있지만 모두 오류를 줄이기 위함이다. 본인의 진료와 약물복용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돕고 있다.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노력하면 더 안전한 병원을 만들 수 있다.”
임상 연구 부분도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임상시험 글로벌선도센터’ 및 ‘연구중심병원’ 재지정을 위해 준비했던 노하우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 JCI 인증 중 환자 대상 임상연구 분야에선 윤리적인 부분과 이를 지원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리더십을 중요시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차병원그룹 재단은 연구특전교수 선발을 통해 우수한 인력을 선발하고, 기초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종합병원 중 유일한 연구중심병원으로 연구력 향상을 통한 의료산업과의 연계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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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I 조사위원인 엔리코 발다토니 박사와 김동익 병원장이 인증 총평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 분당차병원]

인증을 준비하면서 신설한 부분이 있나.
“환자 상태가 악화되기 전에 미리 감지하고 조기 대응하는 신속대응팀(RRT)을 구성했다. 중환자 전담의사와 특별 훈련·교육을 받은 간호사 팀이 환자를 모니터링하면서 상태 악화가 예상되면 체계적으로 조치를 취한다. 환자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예진·격리시설도 완공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고, 대형 병원은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예진·격리시설을 의무적으로 완공해야 하는 의료기관은 전국 145곳으로 공사가 마무리된 곳은 전국 종합병원 중 분당차병원 등 세 곳뿐이다. 다른 환자와의 접촉을 완벽하게 차단해 타 병원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지역 거점 병원으로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최근 성남 지역 아토피 어린이 역학조사와 119소방대원·112상황실 근무자를 상대로 정신건강사업을 시작했다. 지역사회 행사에 응급진료소를 운영해 의료진을 지원한다. 진료과별로 지역주민 대상 무료 건강강좌, 지역 개원의 연수 강좌 등을 통해 지역 주민·의료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분당차병원의 목표와 운영철학은.
“분당차병원의 의료진·행정직 외 모든 근무자가 ‘환자의 쾌유’라는 공동 목표를 갖고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지위의 높낮이와 관계 없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의견을 나누고 공감하며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처럼 모두가 함께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른 병원과의 차별화 전략은.
“차병원은 여성병원으로 출발해 난치성 여성 질환과 난소암·유방암 등 여성암 분야가 강점이다. 현재 여성 질환 특화 서비스·진료 체계로 해당 분야의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엔 26개 진료과의 벽을 허물고 ‘환자중심치료’를 추구하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강화했다. 향후 여성암병원·소화기병센터 외 전문병원·센터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수준의 질적 의료를 인정받은 성남 유일의 병원으로 세계 무대에서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더욱 힘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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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부터 퇴원까지 의료 질, 환자 안전 등 1225개 항목 평가
존스홉킨스·메이요도 ‘JCI 인증’
JCI 인증은 국제적으로 가장 신뢰 받는 국제의료기관 평가 인증제 중 하나다. 미국 의료기관의 의료수준 평가를 위해 1910년께 비영리법인 ‘The Joint Commission’ 설립 후 1994년부터 ‘The 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을 통해 국제의료기관 평가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미국 내에선 존스홉킨스병원, 하버드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메이요클리닉, 클리블랜드클리닉 등이 받았다. 전 세계 800여 개 의료기관이 국제 인증을 받았다.

인증은 대학병원 등 대형 의료기관부터 응급의료센터, 유방암 프로그램, 장기요양기관 등 소규모 센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료기관들을 각각의 기준으로 평가한다. 국내에선 약 27개 기관이 받았다.

인증 기준은 매우 까다롭다. JCI 기준집 제5판 인증 기준(2016년 현재 총 16개 평가부문, 298개 평가기준, 1225개 평가항목)을 바탕으로 현장 심사를 한다.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퇴원하기까지 치료의 전 과정(진료·진단 과정, 의료장비 수준, 감염 관리, 환자 권리, 시설안전, 직원교육, 인사관리 등)에서 국제환자안전목표(International Patient Safety Goal·IPSG)에 따른 의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지 평가한다.

국제환자안전 목표는 ▶정확한 환자 확인 ▶효과적 의사소통 ▶고주의 의약품 안전 개선 ▶올바른 부위·방법·환자 수술 ▶병원 내 감염 위험 감소 ▶낙상에 의한 환자 부상 감소 등이다.

기관마다 다르지만 종합병원의 경우 대규모 금전적·인력적 자원이 투입되며 보통 첫 인증의 경우 1년 내외의 준비기간을 거친다.

재인증은 3년마다 이뤄진다. JCI 인증 획득은 환자에겐 병원 의료와 질 수준을 직·간접적으로 평가하는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내가 다니는 병원의 인증 여부 혹은 인증 병원을 찾고 싶다면 JCI 웹사이트를 방문해 ‘한국’을 선택하면 목록을 볼 수 있다.

김동익 원장
대한영상의학회장 역임
대한의학회장 역임
한국의학학술지원재단 이사장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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