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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강남역 살인’ 조현병 환자 범죄 결론

중앙일보 2016.05.23 02:36 종합 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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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에서 지난 17일 발생한 살인사건 피해자 여성을 추모하는 행사가 22일 젊은 인파가 많이 몰리는 서울 강남역, 부산 서면,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에서 이어졌다. 사진은 지난 21일 오후 강남역 일대에서 시민 400여 명이 추모행사를 하는 모습. 사진 가운데 영어 문구인 ‘STOP MISOGYNY(여성혐오)’가 눈에 띈다. [AP=뉴시스]


여성에 대한 폭력 반대 운동을 촉발시킨 ‘화장실 살인’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건을 정신질환자에 의한 ‘묻지마 범죄’로 규정했다.

서울경찰청은 프로파일러(범죄행동분석 전문가) 5명이 구속된 피의자 김모(34)씨를 면담한 결과 조현병(정신분열증) 증세에 의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분석됐다고 22일 밝혔다. 김씨가 체포 직후 “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고 진술해 여성 혐오 범죄로 추정됐지만 정밀 조사에서 정신질환에 따른 범죄로 판명됐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김씨를 면담한 권일용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은 “김씨가 식당에서 일할 때 남성 고객과도 자주 마찰을 빚었다. 편견의 대상이 여성으로 한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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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3년부터 “누군가 나를 욕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주변에 말하는 등 피해망상 증세를 보였다. 2008년 조현병 진단을 받은 뒤 여섯 차례에 걸쳐 19개월간 입원치료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식당에서 불결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여성이 자신을 음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이 범행동기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추모와 여성 혐오 반대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 출구 벽에도 1000장이 넘는 추모 글이 붙었다. 21일 부산에서는 추모제가 열렸다. 사건 현장 인근인 서울 강남역에서는 이날 촛불집회가 열렸다. 강남역 추모 행사에 참석한 이보라(24)씨는 “범인이 여성 혐오자가 아니라고 해도 이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 여성이 늘 불안해하는 사회구조를 이번 기회에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대구=홍권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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