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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커 뉴스] 안철수가 정대철 고문에게 준 100만원 한도 법인카드는 합법

중앙일보 2016.05.23 02:01 종합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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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左), 정대철(右)


정대철 국민의당 고문은 22일 “안철수 대표가 이달 초 권노갑 고문과 나에게 ‘식사하시는 데 쓰시라’며 100만원 한도의 법인카드를 줬다”고 말했다.

권노갑에게도 지급했지만 사양
선관위 “직책·한도 제한 없지만
정치자금 외 개인 용도 사용 안 돼”


정 고문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당 고문으로 처음 법인카드를 받아봤다. 권 고문은 사양했지만 나는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그 뜻이 너무 가상해 받아서 20일 당직자 16명을 불러 격려하는 데 썼고, 이번 총선 낙선자들을 위로하는 자리에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당이 법인카드를 당직자, 특히 당 고문에게 발급해 사용하게 할 수 있을까. 팩트(Fact)를 확인해봤다.

결론은 사용 가능하다. 중앙선관위 최관용 팀장은 “정치자금의 투명한 지출을 위해 50만원(선거비용은 20만원) 이상 현금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에 각 정당이 하나의 정치자금 지출 계좌에서 직책·한도·개수는 자유롭게 법인카드를 발급해 쓸 수 있도록 했다”며 “ 기업체의 법인카드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치자금 목적 외 개인 용도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현행 정치자금법도 36조 1항에서 ‘각 정당은 회계책임자의 관리·통제 아래 신고된 정치자금 지출 계좌를 결제계좌로 하는 신용카드·체크카드 등을 사용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다만 정당마다 법인카드 한도와 쓰임새는 제각각이다. 국민의당 왕주현 사무부총장은 “안철수 대표가 두 고문이 자비로 지역별 낙선자들을 위로하고 당선자들에게 의정활동도 교육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활동비를 드리려고 한 것”이라며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당 재정이 넉넉지 못해 최소한 성의표시만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민의당은 안철수·천정배 대표 300만원, 김영환 사무총장 200만원, 당 대변인·본부장·사무부총장 등 100만원을 한도로 20여 명이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워크숍과 같은 당 전체 행사비용 결제를 위해선 한도가 없는 법인카드를 별도로 사용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법인카드 수와 한도액수도 많다. 당 대표는 500만~1000만원, 사무총장(본부장급)과 대변인은 500만원, 기타 부총장·부본부장·부대변인 등 원외 당직자에게 100만원 한도의 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단 최고위원과 당 고문들에게는 주지 않는다고 한다.

올해 초 녹색당이 중앙선관위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2014년 각 정당의 정치자금 회계내역 보고서를 받아본 결과 더민주는 매월 7000만원가량을 당직자 법인카드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당 대표 등 통상 고위 당직자들은 법인카드 한도만큼 사용하지 않는다”며 “별도 월급이 없는 원외 당직자들의 활동비를 보조해주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당 공식행사가 아닌 경우 개인 신용카드로 식대를 결제해왔다.

새누리당은 대표·사무총장·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의 공식 경비에 대해선 법인카드 외에 사용처에 계좌이체 방식이나 수표를 발행해 지출하는 경우가 매달 1억원가량 된다고 한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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