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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 김성룡의 사각사각] ‘팔랭이’ 보러 와요

중앙일보 2016.05.20 00:06 Week& 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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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최북단, 천안함 폭침, 북방한계선(NLL), 해병대, 북한 해안포…. 나열된 단어가 가리키는 곳은 어디일까요. 맞습니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도입니다.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취재를 위해 2주간 백령도에 머물렀습니다. 눈만 뜨면 바닷가로 나가 하루 종일 천안함 인양 작업을 지켜봤습니다. 그렇게 한 주를 보내고 첫 휴일을 맞아 당시 섬에 있던 동료 기자들과 백령도를 잠시 둘러봤습니다. 백사장이 단단한 규조토로 이뤄져 비행기도 이착륙을 할 수 있다는 사곶해수욕장(천연기념물 제391호), 모래 대신 동글동글한 콩알 크기의 자갈이 가득한 콩돌해안(천연기념물 제392호)을 걸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곳은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두무진(頭武津·명승 8호)이었습니다. 장수들이 머리를 맞대고 작전회의를 하는 형상의 기암괴석은 이제껏 보지 못한 풍경이었습니다. 당시 최고조에 달했던 남북 간의 긴장도 잊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천안함 인양 작업이 모두 마무리된 뒤 백령도를 떠나며 다음엔 취재가 아닌 여행으로 섬을 찾자고 했지만 아직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회와 무침, 찜으로 먹어도 맛있는 사진 속 팔랭이(‘간자미’의 백령도 이름)들이 애타게 저를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죠.


김성룡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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