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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캐시카이도 '배기가스' 불법 조작…실내 기준 20.8배 배출

중앙일보 2016.05.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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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캐시카이(사진)는 주행 중 엔진룸 온도가 35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배출가스 저감 장치가 작동 중단되게끔 설계돼있다. 환경부는 불법 조작이 의심된다고 발표했다. [사진 중앙포토]

한국에서 시판 중인 경유차 중 폴크스바겐 티구안에 이어 닛산 캐시카이에서도 주행 중에 배출가스 저감 장치 작동이 중단되도록 불법 조작된 것으로 환경부 조사 결과 드러났다. 저감 장치 작동이 중단되면 배출가스는 많이 나오지만 자동차 연비는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진 흡기온도 35도 이상 되면 배출가스재순환장치 작동 중단
르노삼성 QM3, 조작 없지만 배출가스 많아 개선책 마련하기로

환경부는 "국내에서 시판 중인 경유차 중 하나인 한국닛산 캐시카이에서 배출가스를 불법 조작하는 임의설정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해 해당 차량을 인증 취소하고 아직 판매되지 않은 차량은 판매를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이후 국내에서 판매된 캐시카이 814대에 대해 전량 리콜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이 차종을 수입·판매한 한국닛산㈜에 과징금 3억3000만원을 부과하고 제작차 배출허용기준 위반과 인증위반 혐의로 한국닛산 사장을 형사고발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폴크스바겐 티구안에서 배기가스 불법 조작을 확인한 뒤 국내 시판 중인 경유차 20개 차종을 대상으로 유사한 조작 여부를 조사해 그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개 차종 중 폴크스바겐과 유사한 조작이 확인된 것은 캐시카이 1개 차종뿐이었다. 캐시카이는 일반 주행 중 흔히 나타나는 조건인 '엔진 흡기온도 섭씨 35도 이상' 상태가 되면 배출가스재순환장치 작동이 중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캐시카이는 환경부의 실외 도로주행 시험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실내 인증기준(0.08g/㎞)의 20.8배에 달해 조사 대상 차종 중 가장 많았다. 배출가스재순장치는 주행 중에 배출가스 일부를 연소실로 재유입시켜 연소 온도를 낮춤으로써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는 장치다. 2010년 이후 제작된 경유차에 주로 장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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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디지털제작실]

환경부 관계자는 "해당 차종은 외부온도 20도 상태에서 30분 정도 주행하면 엔진 흡기온도가 35도 이상으로 상승한다. 이런 조건에서 배출가스재순환장치 작동을 중단시키도록 설정한 제어방식은 정상적 제어방식이 아니며 임의설정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의 제작자동차 인증고시에선 '일반적 운전이나 사용조건에서 배출가스 시험 모드와 다르게 배출가스 관련 부품 기능이 저하되도록 부품 기능을 정지·지연·변조하는 행위'를 '임의설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외의 차종에선 캐시카이와 유사한 임의설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BMW 520d를 제외하곤 모두 실외 도로주행시험에서 실내 인증기준을 초과해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캐시카이에 이어 질소산화물을 많이 배출하는 차종은 르노삼성 QM3였다. 실외 도로주행시험에서 실내인증 기준 17.0배의 질소산화물이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QM3 제작·수입자인 르노삼성㈜은 올해 말까지 개선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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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캐시카이에 이어 질소산화물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차는 르노삼성 QM3로 조사됐다. [사진 중앙포토]

그 밖의 17개 차종은 실외 도로주행시험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실내 인증기준의 1.6∼10.8배로 나왔다. BMW 520d는 실외 도로주행시험 중 배출량이 실내 인증기준 이내인 0.9배였다.
 
현행 경유차 관련 규정엔 실외 배출허용기준이 아직 도입 안 돼 경유차가 주행 중에 실내 인증기준을 초과해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더라도 법규 위반은 아니다. 다만 주행 중에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작동이 중단되도록 고의로 설정을 하는 것은 위법 행위가 된다.
 
환경부는 실내 인증기준과 실외 도로주행시험의 질소산화물 배출량 차이를 줄이기 위해 올해 1월 3.5t 이상의 대형차에 실도로조건 배출허용기준을 도입했다. 3.5t 미만의 중·소형차는 내년 9월부터 실도로조건 배출허용기준이 도입된다.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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