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한 당대회 중앙위 절반 이상 물갈이…김정은 사당(私黨)화에 중점" 통일부

중앙일보 2016.05.13 19:37
북한이 지난 6~9일 진행한 노동당 7차 대회를 통해 노동당을 김정은 당 위원장의 ‘사당(私黨)’으로 만드는데 중점을 뒀다고 정부가 분석했다.

통일부는 13일 ‘북한 제7차 당대회 종합평가’ 자료를 내고 “북한이 이번에 김정은 시대의 본격 개막을 선언했다”면서도 “김정은 체제의 새로운 발전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선대의 유산을 답습하며 현실과 괴리된 상호모순적 정책을 발표했다는 한계를 보였다”고 총평했다.

통일부는 이번 당대회에서 북한이 당 정무국과 당 중앙위원회 부위워장 직위를 신설하고 비서제와 비서국,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을 폐지한 것을 두고 “당이 김정은 권력 집중의 통로로 기능하도록 조직을 개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이 당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당 위원장’ 직책을 통해 친정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이번 당대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ㆍ후보위원을 선출하면서 절반이 넘는 54.9%를 새로운 인물로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 중앙위는 당의 모든 사업을 조직하고 지도하는 기관이다. 통일부는 “정치국ㆍ정무국 등 주요 정책결정기관 선출은 일부 고령자만 퇴진시키며 최소화했지만 당 중앙위는 과반을 교체했다”며 “급격한 세대교체를 할 경우 야기될 기존세력의 반발을 방지하고 향후 신진세력의 상위 직책 진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과 핵심 측근인 조용원 부부장이 중앙위 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도 향후 주요 직위 선출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했다.

통일부는 또 민간인인 박봉주 총리와 이만건 당 군수업부장이 당 중앙군사위 위원으로 포함된 것을 두고 “군의 역할 축소와 함께 당의 역할이 강화됐음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앞으로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김정은의 직책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변경시킬 가능성도 거론했다.

최용해가 이번에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재진입한 것을 두고는 현재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의 뒤를 잇기 위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최용해는 지난 2012~2015년 상무위원을 지냈으나 이후 강등됐었다. 최용해는 이번에 정무국 부위원장 9명 중에서도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통일부는 또 이번 당대회에서 김정은이 새로 맡은 직책인 노동당 위원장은 신설된 직위로 결론내렸다. 이전 통일부 자료에선 김일성 주석이 1949년 북조선노동당과 남조선노동당이 통합하면서 임시로 ‘노동당 위원장’ 직위를 만들었다고 돼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김정은 위원장이 67년전 할아버지의 직책을 부활시켜 김일성 주석과 자신을 같은 반열에 올리려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통일부 당국자도 “노동당 위원장이라는 직위가 신설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만 말했었다. 그러나 이날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도 이번 김 위원장의 직책이 신설된 것으로 결론 지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