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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제1과제”…야당 일각 ‘제2 세월호’ 규정 조짐

중앙일보 2016.05.13 02:34 종합 3면 지면보기
두 야당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태를 전면적으로 이슈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원내대표들과의 13일 청와대 회동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정국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 때 옥시 생산해 판매”
새누리당선 현정부 책임론 일축
국민의당 “원구성 협상서도 논의”
청와대 “검찰 수사 따라 책임 물어야”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12일 기자와 만나 “가습기 살균제는 20대 국회가 열리면 무조건 제1과제로 내세워야 하는 문제”라며 “민생과 직접 연결된 사안이라 개원하자마자 야권과 공조해 전면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일각에선 이 문제를 ‘제2의 세월호 사고’로 규정하는 움직임도 있다. 양승조 더민주 가습기살균제 피해대책특위원장은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은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위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 ▶국무총리 산하 피해 전담기구 설치 ▶20대 국회에 가습기 살균제 특위 설치 ▶가습기 살균제 청문회 개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마련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더민주는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피해자가 많아 요양수당 등을 지급하는 내용의 피해자 구제 특별법을 만들자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반대로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환노위 소속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청문회를 거친 뒤 그 결과를 가지고 법으로 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도 경쟁적으로 대정부 공세에 나섰다.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당내 특위를 마련하고 20대 국회 차원의 특위 구성과 청문회 개최를 원 구성 협상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공동대표도 지난달 20일 “늦었지만 진상을 규명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원내대표 측 인사는 “청와대 회동에서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포함) 현안에 대해 두루두루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야당의 공세에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해 그에 맞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만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억울한 피해자들이 제대로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정부에서 유해 물질을 허가했고 그 물질이 인체에 들어가면 위험한지 검사하지 않았다는 점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13일 청와대 회동에서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가습기 살균제 문제와 관련해 “(회동 의제에) 들어 있겠죠”라고 말했다.

지난 8일 당정회의를 열어 검찰 수사 이후 가습기 청문회를 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새누리당은 현 정부 책임론을 일축했다.
 
▶관련 기사
① 야권, 오늘 박 대통령 만나…‘가습기 살균제’ 문책 요구
②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세퓨 원료, 덴마크 아닌 중국산 유해물질인 듯”


환노위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20여 년 전 시작됐고 10년 전부터 피해가 발생했다”며 “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 옥시가 생산해 판매했고, 2006년 호흡부전증 어린이 환자가 발생해 조사했지만 원인 규명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역학조사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확인돼 제품 수거가 이뤄졌고, 2013년 박근혜 정부 때 피해자 조사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검찰 수사와 피해자 지원 방안을 처음으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청문회는 피하지 않겠지만 수사 중에 관계자를 부르면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청와대 회동에서 야당 입장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김성탁·강태화·김경희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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