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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소 많고 중국 가까운 서해안, 먼지측정기 집중 설치를”

중앙일보 2016.05.13 02:21 종합 6면 지면보기
제대로 된 미세먼지 대책을 세우려면 어디서 만들어지고 어떻게 전달되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헛심 대응을 줄이고 맞춤형 전략을 짤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기본 데이터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는 2012년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 조사 자료를 토대로 미세먼지의 해외 유입량이 30~50%, 국내 발생이 50~70%로 추정만 할 뿐 구체적인 오염원은 전혀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

항공기 등 측정장비 턱없이 부족
미세먼지 기본 데이터도 확보 못해

환경부는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최근에야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이달 초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국내 대기질 조사에 나서면서다. 두 기관은 다음달 말까지 150억원을 들여 한반도 상공에서 미세먼지 발생 원인과 경로를 추적할 예정이다. ‘하늘 위 미세먼지 지도’ 작성에 뒤늦게 나선 것이다. 홍유덕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장은 “공동 연구를 통해 획득한 데이터를 활용하면 대략적인 미세먼지 이동 경로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미세먼지 지도 작성을 위한 ‘한국형 미세먼지 인벤토리(목록)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항공기를 이용한 정밀 조사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장비의 질이다. NASA가 공동 조사를 위해 들여온 다목적 항공기(DC-8)에는 연구원 30여 명이 동시에 탈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 한 대뿐인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 측정 항공기에는 연구원 한 명만 탑승 가능하다. 미세먼지 측정기는 덩치가 커 항공기에 실을 수도 없다.

지상의 미세먼지 측정기도 턱없이 부족하다.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 중 초미세먼지(PM2.5) 측정기가 없는 곳이 121곳에 달한다. 감사원이 지난 10일 미세먼지 주요 발생원으로 충남화력발전소를 지목했지만 충남 전역에 설치된 미세먼지 측정기는 10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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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서 안양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중국에서 건너오는 황사나 서해에 밀집한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측정하기 위해선 서해안 지역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집중 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미세먼지가 어디서 오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대책도 세울 수 있다”며 “미세먼지 인벤토리 구축을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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