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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박재완·인명진·조순형…새누리 혁신위장 거론에 손사래

중앙일보 2016.05.13 01:58 종합 12면 지면보기
“맡을 생각이 없습니다. 새누리당이 답답합니다.”(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외부인사 영입 어려워지자
정병국 “오세훈·김문수도 있다”
오세훈 “지금은 자숙해야 할 상황”

“저의 역량이 부족합니다. 여력도 없고요.”(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새누리당의 새 ‘혁신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4·13총선 참패 후 새누리당은 당 재건을 위한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당선자 전체의 기명설문을 통해 후보군도 추렸다. 하지만 중앙일보 취재 결과 실제로 당사자들이 대부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박 명예교수와 박 전 장관 외에 “제안이 와도 난 맡지 않겠다”(조순형 전 의원), “안 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분명히 밝혔다”(김형오 전 국회의장), “할 생각이 없다”(인명진 목사)는 부정적 답변이 쏟아져 나왔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제안도 안 왔는데 가타부타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김 전 총리는 “당에서 내게 그런 제안을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당에서 연락이 오면 내 입장을 말하겠다”고 밝혔다.

정병국 의원이 추천한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은 전화기를 꺼놓고 묵묵부답이었다. KT 측은 “관련 내용을 들은 바 없다”며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혁신위원장이 구인난을 겪는 이유는 혁신위의 권한과 역할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데다, 당을 수술할 수 있는 기간이 두 달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당내엔 컨트롤타워를 두 개(비대위와 혁신위) 두는 것이 ‘옥상옥(屋上屋)’이라는 지적도 많다. 한 재선 당선자는 “어차피 ‘도로 친박(친박근혜)당’이 된 마당에 혁신위에 실권을 줄 리 없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외부인사들 반응이 시큰둥하자 당내엔 혁신위원장으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내부 인사들을 올리자는 얘기도 나온다.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이날 정갑윤·이주영·심재철 의원 등과 5선 의원 만찬 회동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와 혁신위를 따로 떼어놓으면 누가 오겠느냐”며 “이렇게 된 이상 내부 사람이 좀 모질게 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같은 사람이 와서 혁신위원장을 맡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오 전 시장은 본지 통화에서 "지금 자숙해야 할 상황에 당 혁신을 주도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정진석 원내대표가 주재한 상임고문단 오찬에서도 “당내에도 혁신을 이끌 인물이 많다는 게 다수 의견이었다”(김중위 고문)고 한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명색이 집권여당인데 인물이 없어 외부에서 모셔온다고 하면 웃음거리가 된다 ”고 주장했다.

앞서 정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계파 논리를 초월한 정당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마누라 빼고는 다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가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는데 ‘보이지 않는 손’(친박계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그 손은 대체 누가 본 거냐. 가소로운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런 뒤 “당내 70~80명이 친박인데 다 책임이 있느냐. 떼로 몰려다니면서 나쁜 짓 했느냐. 덤터기 씌우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비박계는 ‘도로친박당’으로 가고 있다며 반발했다. 정두언 의원은 라디오에 나와 “새누리당이 이렇게 가다가는 과거 열린우리당처럼 소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비박계 의원은 “도로 친박당이 되면 비박계도 뭉쳐서 분당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현일훈·김경희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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