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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낮은 칫솔·치약에 술 1병…북 특별배급, 돈 내야 줘

중앙일보 2016.05.13 01:50 종합 14면 지면보기
칫솔·치약과 술 한 병. 북한이 지난 6~9일 개최한 노동당 7차 대회를 계기로 일부 주민에게 나눠준 특별배급품이다. 이마저도 돈을 내야 하는 유상 배급이었다고 한다.

당 대회 앞두고 주민들에게 배포
“유상으로 준 건 재정난 심각 의미”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내 소식통과의 전화 통화 내용이라며 이 같은 특별배급이 오히려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11일 전했다.

이 매체는 “역사적인 당대회에 전 국민이 동원됐지만 그 대가는 너무 빈약했다. 이것이 김정은 정권의 실력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매체는 “북한 주민들도 질 좋은 중국 제품에 익숙해 있다”며 “질 나쁜 북한산 치약세트가 악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매체가 인용한 소식통은 “(북한돈) 1500원을 내야 한다고 하니 인근 협동농장들은 대부분 배급품을 받지 않았다. 나도 받으러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의 1㎏당 쌀 가격은 지난 3월 기준 4600원 선이었다.

소식통은 또 “지난 4월 15일(김일성 생일)엔 초등학생인 딸에게 교복이 유상으로 공급됐는데 (품질이) 얼마나 한심한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번 특별배급은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 당국이 벌인 노력동원인 70일 전투가 끝나고 이뤄졌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 2월 말부터 당대회 직전까지 주민들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동원하며 생산 증대를 독려했다.

정부 당국자는 “70일 전투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특별배급이 초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북한 내부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고유환(북한학) 교수는 “북한 내 지역에 따라 상황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특별배급이 유상이었다는 증언은 재정 위기가 심각해졌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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