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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홈런은 157m…한국, 장외로 가면 무조건 150m

중앙일보 2016.05.13 00:53 종합 2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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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매체 ESPN이 측정을 시작한 2000년 이후 메이저리그 최장거리 홈런은 2004년 애덤 던의 157m짜리 타구다. 던은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신시내티·워싱턴·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에서 뛰며 홈런 462개를 기록한 슬러거다. 사진은 화이트삭스 시절의 던. [중앙포토]


‘공은 어디로 갔을까?’

ESPN ‘홈런 트래커’ 장비 통해 측정
눈대중 비공식 최고 기록은 172m
국내선 경기장 도면 참고해 발표
발사각 20~35도 일때 비거리 늘어
볼 중심서 1.9㎝ 아래가 홈런 급소


지난달 16일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LA 에인절스와의 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 대형 홈런을 터뜨리자 미네소타 구단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 당시 박병호의 타구는 중계 카메라가 쫓아가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멀리 날아갔다. 이 타구의 비거리는 142m로 올 시즌 MLB에서 다섯 번째 장거리 홈런(11일 현재)이됐다.

올시즌 MLB 최장거리 홈런은 지난 7일 마이애미 말린스의 외야수 지안카를로 스탠턴(27)이 기록한 149m였다. 그러나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스탠턴의 홈런이 대단하지만 2000년 이후 랭킹을 따지면 1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고 전했다. 미국인들은 1953년 뉴욕 양키스의 미키 맨틀(95년 작고)이 기록한 172m짜리 홈런이 지금껏 가장 멀리 날아간 타구라고 믿고 있다. 당시 워싱턴의 그리피스구장 펜스 너머로 날아간 공은 인근 주택가까지 날아갔다. 이를 목격한 한 소년의 말을 믿고 양키스 구단은 비거리를 공식 발표했다.

최근 MLB는 레이더 추적 기술을 도입했다. 타구의 움직임과 위치 변화를 정확하게 측정해 낸다. ESPN도 물리학과 통계학을 결합한 ‘홈런 트래커’를 통해 타구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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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에 따르면 측정을 시작한 2000년 이후 최장거리 기록은 애덤 던(37·당시 신시내티)이 2004년 8월11일 LA 다저스전에서 때린 홈런이다. 던이 때린 타구는 홈 구장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의 장외로 나가 구장 옆 오하이오강에 떨어졌다. 신시내티 구단은 이 홈런의 거리를 162m라고 발표했지만 ESPN은 타구의 각도·속도 등을 계산해 157m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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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에서 공인된 최장거리 홈런 기록은 150m다. 1982년 백인천(당시 MBC), 97년 양준혁(삼성), 2000년 김동주(두산), 2007년 이대호(롯데) 등 4명이 공동 기록 보유자다. 김동주는 2000년 5월 4일 서울 잠실구장 최초의 장외홈런을 터뜨렸고, 7년 뒤 이대호는 부산 사직구장 첫 장외홈런을 날렸다.

한국에서는 기록원의 눈이 비거리 측정 도구가 된다. 각 구장 기록원실에는 홈런 비거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구장 도면이 있다. 기록원은 눈으로 확인한 낙구 위치를 도면에 대입해 5m 단위로 비거리를 발표한다. 2014년 넥센에서 뛰었던 박병호가 서울 목동구장 전광판을 넘기는 초대형 홈런을 날렸지만 비거리는 145m로 발표됐다. 많은 팬들이 박병호의 홈런 비거리가 과소평가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25일 목동에서 박병호가 친 45호 홈런의 공식 비거리는 135m였지만 추적 장비의 측정결과는 159m였다.

멀리 날아간 홈런이라고 점수를 더 주진 않는다. 그러나 타구를 더 멀리 날리는 건 슬러거들의 꿈이다. 이에 대한 연구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타구를 멀리 날리기 위해서는 공에 강한 힘을 전달해야 한다. 물리학 이론으로는 타자가 더 빠른 배트 스피드로 공을 때리거나 더 무거운 배트를 사용하면 된다. 사람의 힘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어서 ‘무거운’ 배트로 ‘빠른’ 스윙을 할 순 없다.

배트 스피드가 빠른 것으로 유명한 마이크 트라웃(25·LA 에인절스)은 2014년 ‘젭(zepp)’이라는 센서를 부착하고 배트 스피드를 측정했다.

그 결과 시속 155㎞가 나왔다. 스탠턴의 배트 스피드는 시속 147㎞였다. 트라웃이 지난달 26일 때린 홈런의 타구 스피드는 시속 193㎞로 올해 MLB 타구 중 가장 빨랐다. 그러나 비거리는 130m에 그쳤다. 트라웃의 타구가 더 멀리 날아가지 못한 이유는 발사 각도(elevation angle)와 관계가 있다. 이 타구의 발사 각도는 18.3도였다.

미국 예일대 물리학과의 로버트 어데이 교수가 쓴 『야구 물리학』에 따르면 타구를 가장 멀리 보낼 수 있는 발사 각도는 35도다. 올 시즌 MLB 비거리 상위 10위에 오른 홈런의 발사 각도는 20~35도 사이였다. 공을 아무리 강하게 맞히더라도 발사 각도가 낮으면 라이너 타구가 된다.

배트와 공이 충돌하는 위치도 비거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로드 크로스 호주 시드니대학 교수는 방망이 끝에서 17㎝ 지점을 ‘스위트 스폿(sweet spot·최적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이 부분에 공이 맞으면 배트의 진동이 최소화되어 에너지 손실이 적다.『야구 물리학』은 볼 중심에서 약 1.9㎝ 아래를 때리면 타구가 가장 멀리 날아간다고 설명했다. 또 기온이 섭씨 10도 상승할 때마다 타구의 비거리는 2.16m씩 증가하고, 고도가 100m 높아질수록 타구가 0.66m 멀리 난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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