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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구글·GE·IBM 경쟁력은 여성인재 활용

중앙일보 2016.05.13 00:01 경제 5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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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산업기술진흥원장

최근 미국 화폐 역사 100여년 최초로 도안에 여성이 선정돼 화제가 됐다. 노예폐지 운동가였던 해리엇 터브먼이 그 주인공인데, 여성 투표권 획득 100주년을 기념해 기존 7대 대통령 대신 20달러 모델로 채택된 것이다. 스코틀랜드 역시 5파운드에 여성 소설가인 낸 셰퍼드를 넣기로 했다.

굳이 화폐 도안이 아니더라도 여성 인력에 대한 중요성은 20여 년간 끊임없이 강조돼 왔다. 고령화, 저출산 및 인력부족 같은 사회문제 해결 뿐 아니라 기업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특히 산업 부문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최종 소비자 중 절반 이상이 여성이라는 점은, 기업이 여성을 적극 활용해 혁신적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것이 얼마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해외 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여성 인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여성 인재 확보 및 유지 전략을 활용해왔는데, 특히 최고경영자(CEO)가 솔선수범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구글 공동 창업주인 래리 페이지는 창업 초기에 엔지니어링 부문에 남자만 16명이 채용되자, 성비를 맞추지 않으면 고용계약서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한다. 결국 여성 인력을 잘 활용한 구글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발굴해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GE·IBM·P&G 같은 기업들 역시 여성인력을 잘 활용하는 것을 인재운용 전략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왔기 때문에 오랫동안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사회적 인식, 열악한 근무환경, 제도적 미비점들로 인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것이 현실인데, 최근까지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60%를 채 넘지 못한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중소기업의 인력 구인난에 대처하는데도 여성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인식 하에 정부는 산업 현장의 여성 참여 활성화를 위해 제도개선 및 환경 조성, 지원에 노력해왔다. 그 결과, 최근 기업연구소 내 여성연구원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 편차가 심하다는 인식 하에, 올해는 지역 여성인력을 지역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중점 지원할 예정이다. 또 여학생들이 산업 현장의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향후 공학계열 진학과 산업 현장으로 취업을 확산할 수 있는 '케이 걸스데이(K-Girls' Day)'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에선 여성이 일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고 있어 여성이 중간관리자 이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해외사례에서 보듯이 여성을 적극 활용해, 새롭고 다양한 시각을 경영에 접목시켜 혁신을 주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창의성이 더 많이 요구되는 연구개발(R&D) 분야에 많은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앞으로 국가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정재훈 산업기술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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