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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3시간 속사포 연설…청중 박수 소리 훨씬 줄어

중앙일보 2016.05.09 02:20 종합 5면 지면보기
빠른 호흡의 연설, 과거보다 뜸해진 박수 소리.

북한 7차 당대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 나선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연설 스타일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랬다. 김정은은 6일부터 이틀 동안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3시간 넘게 연설을 했다. 그동안 한 시간 안팎의 신년사를 한 적은 있지만 이번 같은 마라톤 연설은 처음이었다.

조선중앙TV 화면에 나타난 김정은은 연설문에서 내내 눈을 떼지 않았다. 고개는 정수리가 보일 정도로 깊이 숙였고 양손은 단상을 짚었다. 연설문을 읽을 땐 서둘러 빠른 호흡으로 읽어갔다. 청중인 당대표자들과는 눈을 맞추는 일이 없었다. 1980년 6차 당대회 때 김일성이 청중과 시선을 주고받으며 교감하듯 연설하던 것과는 차이가 났다.

빨리 연설문을 읽어내려간 탓인지 박수 소리가 예전보다 훨씬 줄어들었다. 정부 당국자는 “청중이 박수를 칠 시간을 찾기 힘들어하는 분위기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6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 때 노동신문은 김일성 연설 전문에 ‘박수’ ‘우렁찬 박수’ ‘만세의 폭풍 같은 환호 소리’ 등의 표현을 괄호 속에 넣어 분위기를 전했다. 당시 김일성은 한 문장마다 박수를 받다시피했다.

주석단 단상의 고위 대표들은 김정은의 연설을 열심히 받아 적었으나 참석자 대부분은 연설을 적지 않고 경청하는 모습만 보였다. 연설 분량이 많았기 때문에 별도 지침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정부 당국자는 말했다.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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