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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남중국해 상황 발생 땐 즉시 발포·반격” 지시

중앙일보 2016.05.06 00:47 종합 1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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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이후 남중국해를 두 차례 시찰했으며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발포해 반격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남해함대 출신 해군 소장이 공개
“두 차례 시찰, 3급 경계태세 요구”
시 주석 취임 후 주권 수호 강조
미국은 인공섬 근처 순찰 등 압박


2012년 중국 남해함대 부참모장을 역임한 안웨이핑(安衛平·57) 소장은 최근 “시진핑 중앙군사위 주석이 취임 후 세 차례 해군을 시찰했으며 남중국해를 두 차례 방문해 수비부대에게 3급 경계(戰備)태세를 유지하도록 요구했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3급 경계태세는 평시인 4급보다 한 단계 높고 전쟁 돌입 태세인 1급보다 두 단계 낮은 단계로 정찰작전 진행과 통신 강화를 규정하고 있다.

현 북부전구 부참모장인 안웨이핑 소장에 따르면 시 주석은 당시 “도서 지역과 선박 운항 방어에 빈틈이 없도록 하고,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발포해 반격하라”고 명령했다고 대만 둥썬(東森)신문이 지난달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의 남중국해 정책은 덩샤오핑(鄧小平)의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 전략에 따라 현상유지로 일관했으나, 시 주석은 집권 후 인공섬을 적극 건설하는 등 수비에서 공격형으로 전략을 바꿨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남중국해를 직접 방문했다는 사실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 주석이 언제 어느 섬을 방문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20일 위장 전투복을 입고 중앙군사위 직속으로 신설된 연합작전지위센터를 방문해 5대 전구(戰區)와 화상 통신을 연결해 실전 능력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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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봉황망도 5일 시 주석의 과거 남중국해 방문 사실을 전하며 그가 취임 후 미국을 향해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존중할 것을 수차례 요구해 왔다고 소개했다. 시 주석은 2013년 6월 캘리포니아주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첫 회담에서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및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국가 주권과 영토안정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며 관련국은 책임있는 태도로 도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도 “남중국해는 조상이 물려준 중국의 영토”라며 “누구라도 중국의 주권과 이익을 침범한다면 중국인은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3월31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은 항행의 자유를 구실로 중국의 국가 주권과 안보 이익을 훼손하는 행위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의 남중국해 공략에 미국도 적극적으로 견제에 나섰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 사령관은 지난 1월 워싱턴의 한 토론회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2020년에는 미군의 항행의 자유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이지스 구축함 라센함이 중국 인공섬에서 12해리(약 22㎞) 이내 수역에 접근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세 차례 같은 작전을 수행했다. 미국은 항공모함과 전략 폭격기 등 첨단무기를 동원한 순찰과 필리핀·베트남·일본과의 군사 공조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의 행보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3월 올해 안에 민항기 취항 계획을 밝혔다. 지난 2일 난사군도의 인공섬인 피어리크로스(중국명 융수자오)에 해군 가무단 쑹쭈잉(宋祖英) 단장과 단원 50명이 2만톤급 쿤룬산(昆崙山)함과 함께 찾아 첫 위문공연을 펼쳐 영유권을 과시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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